'양궁신화' 이끈 정의선의 리더십, 대담·혁신·포용

이태성 기자 2024. 8. 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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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시상식 직후 양창훈(왼쪽) 감독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2024.08.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조수정

한국 양궁 신화를 이끌어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모빌리티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인 중 한명인 정 회장은 기업 경영을 양궁에 접목시켜 한국 양궁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양궁을 통해 보여준 정의선 회장 경영 리더십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 등 세 가지가 꼽힌다.

정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 정몽구 명예회장이 구축한 양궁 발전 기반을 더 고도화시켜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대담하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글로벌 스포츠 환경의 변화에 새로운 시각과 혁신적 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양궁인들과 사려 깊고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신뢰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정 회장은 공정한 선발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 원칙을 계승, 발전시켰다. 단기적인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오랜 기간 강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고, 국가대표는 이전의 성적은 배제되고 철저하게 현재의 경쟁을 통해서만 선정된다. 전 국가대표들이 이구동성으로 국제대회보다 더 피말리는 경쟁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우수 선수 육성 체계도 강화했다. 가능성 있는 인재들을 미리 찾기 위해 2013년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U16)-후보선수(U19)-대표상비군(U21)-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서울=뉴스1)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김우진,이우석,김제덕 선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제공) 2024.7.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번 파리대회 3관왕 김우진 선수는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에 대한 외국 기자의 질문에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공정하고 깨끗한 양궁협회,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걸 지원해 주는 정의선 회장"이라고 답했다.

양궁에 혁신을 접목한 것도 정 회장이다. 2012년 런던대회가 끝난 직후 정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R&D 기술을 선수들 훈련과 장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지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현대차그룹은 즉시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센터를 주축으로 양궁협회와 함께 기술 지원방안을 협의해 나갔다. 이후 대회 때마다 새로운 훈련 장비와 기술들을 적용했고, 이번 파리대회를 위해서는 개인 훈련을 도와주는 로봇을 비롯 기존 기술은 업그레이드하고, 보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장비 등을 지원했다.

발생 가능한 극한의 환경까지 예상해 모든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은 기업과 다르지 않다. 소음 속에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야구장·축구장 훈련과 실제 경기장을 재현한 연습경기장에서 실전보다 더 실전처럼 연습하는 한국 양궁의 대표적인 훈련 방식도 이렇게 탄생했다.

정 회장의 포용성도 화제다. 실제로 파리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언론 인터뷰에서 남녀 선수들은 한결같이 정 회장을 언급했다. 임시현 선수는 "한국 양궁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은 정 회장님"이라며 "많은 지원을 해 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보다 좋은 환경에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전국의 양궁 유관 기관, 양궁인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한국 양궁의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 전반의 신뢰를 구축했다. 투명성, 공정성 같은 기본적인 운영 원칙과 방향성은 제시하지만 협회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대한양궁협회가 원활하게 현장과 소통하고 내·외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한국 양궁의 발전이라는 협회장의 명확한 비전에 대한 공감대와 현장과 협회간 역할의 균형을 통해 구축된 신뢰를 바탕으로 파리대회 전 종목 석권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며 "협회도 정의선 회장의 진심, 철학, 원칙들이 왜곡없이 온전히 현장에 전달될 수 있도록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겸 대한양궁협회 회장이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양궁 대표팀과 '5개 전 종목 금메달'을 기념하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걸린 남녀 개인전, 단체전, 혼성전까지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등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경쟁국을 압도했다. 왼쪽부터 김제덕, 이우석, 김우진, 정 회장,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 (대한양궁협회 제공) 2024.8.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 /사진=(서울=뉴스1)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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