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중앙은행 업무 중단···전산 책임자 괴한에 납치
리비아 중앙은행이 괴한들에 납치된 전산 책임자가 풀려날 때까지 업무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앙은행은 리비아의 최대 수익원인 석유 수출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리비아 유일한 예금 기관으로, 최근 무장 괴한들의 표적이 돼 왔다.
AF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리비아 중앙은행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전산 책임자인 무사브 음살렘이 이날 아침 트리폴리 자택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다른 고위 간부들도 납치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음살렘이 풀려날 때까지 은행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납치 배후에 알려지지 않은 세력이 있으며, 이들 불법 세력이 직원들의 안전과 은행의 업무 연속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무장 괴한들은 세디크 알 카비르 중앙은행 총재의 사임을 압박하기 위해 일주일 전에도 중앙은행을 포위했다.
2012년 취임한 알 카비르 총재는 석유 자원 관리와 국가 예산 문제를 놓고 압둘하미드 드베이바 총리 측근들과 대립해 왔다.
리처드 놀랜드 주리비아 미국 대사는 중앙은행 총재에 대한 축출 시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무력으로 총재를 교체하면 리비아가 국제 금융시장에 접근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비아 유엔지원사절단(UNSMIL)도 괴한들의 포위 공격 이후 성명을 내고 중앙은행이 리비아의 금융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두둔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축출된 후 2014년부터 내전으로 몸살을 앓아 왔다. 유엔의 인정 아래 수도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는 통합정부(GNU)와 동부 유전지대를 장악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리비아국민군(LNA)이 내전을 벌였고, 현재까지 동서 지역으로 분열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은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무장단체 간의 충돌은 여전히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 9일 트리폴리 동쪽 타주라 지역에서도 두 무장세력 사이에 무력 충돌이 발생해 최소 9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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