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왜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악화될까?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코브라가 사람을 물어 죽이는 일이 빈번했다. 총독부는 코브라를 없애는 묘안을 냈다. 코브라 머리를 잘라오면 그 숫자만큼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 정책이 성공적인 듯이 보였다. 잡아오는 코브라 수가 점차 증가했기 때문이었다.
총독부는 혐오스런 뱀이 조만간 사라지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정책을 실시한지 1년이 지나고 또 2년이 지나도 잡아오는 코브라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증가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총독부가 그 이유를 알아보니 사람들이 처음에는 코브라를 잡기 위해 집 주위는 물론 들과 산을 열심히 헤맸지만, 나중에는 집집마다 우리를 만들어서 코브라를 키우고 그것들을 잡아서 보상을 받고 있었다.
총독부는 할 수 없이 코브라 제거 정책을 포기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집에서 키우던 뱀을 모두 내다 버렸고, 코브라 수는 정책을 펼치기 전보다 오히려 수십 배로 증가했다.
이처럼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시행했는데 오히려 문제가 더욱 악화되는 현상을 ‘코브라 효과(cobra effect)’ 라고 한다. (나무위키에서 인용)
기업에서 왜 문제가 더 악화될까?
A회사는 일에 비해 근로자의 수가 적었다. 매일 2시간 이상 야근이다. 회사는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 보다는 야근 수당을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회사는 야근 수당을 지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사무 자동화 추진과 일하는 방식의 개선을 교육하였다. 1년 이상 꾸준히 야근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였지만, 야근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야근 수당이 증가되었다. 회사는 정시 퇴근을 강조하며 야근자에 대해 월 30시간까지만 야근 수당을 주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거의 대부분 직원들이 월 28시간에서 30시간 야근을 한다. 30시간을 넘어서면 수당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30시간에 딱 맞춰 야근을 하는 것이다. 회사는 월 10시간 야근 수당을 급여에 포함하고, 야근 수당을 폐지하였다. 이 제도 도입 후, 야근을 하는 직원이 없다. 아무리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어도 정시 퇴근한다. 회사의 매출은 급감하고, 이와 비례하여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은 높아만 간다.
회의를 할 때마다 경영진은 인내심을 시험 받는 듯하다. 참석자들이 아무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순서 또는 일과 직접적 관련이 없으면 관심이 없는 듯하다. 경영진은 이런 직원들에 대해 강한 불만과 질책을 한다. 회의 개선 방안을 만들어 홍보하고 교육을 한다. 많은 노력과 질책을 하였지만, 회의에서 개선은커녕 눈도 마주치려고 하지 않는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왜 기업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선되지 않고 악화되는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첫째 이유는 자신에게 피해 또는 불편함을 줄 수 있기 때문 아닐까?
가만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는데, 먼저 언행을 함으로써 그 일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회의에서 좋은 의견을 내면, 회의 주관자 또는 타 참석자가 “그 것 좋은 아이디어다. 직접 추진해라” 하는 식이다.
둘째는 큰 노력 없이 이익이 크거나, 잘못되었을 때 질책이나 책임의 강도가 높을 때이다.
코브라를 키우는 비용보다 보상으로 받는 금액이 큰 경우, 야근처럼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해도 시간이 지나면 수당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보상이 줄거나 사라지면 행위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 질책이나 책임의 강도가 크다면 안전을 위해 회피하게 되어 있다. 도전을 하거나 도와주려고 하지 않는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여러 조직과 직원이 하나가 되어 일을 추진해야 하는데, 조직과 개인의 이기가 팽배하게 된다.
셋째는 리더의 역할을 모르는 리더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무능해서 방향이나 의사결정을 해 주지 못하거나, 상사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된 방안으로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이다. 문제에 대한 근본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 자체를 잘못 인식하여 다른 조치를 하니 문제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조직과 직원을 육성하지 못하고 혼자 다 하려는 리더도 문제를 심화 시키는 원인이다. 현명하고 부지런해서 직원들이 한 일의 수준이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전부 자신의 수준으로 수정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겠는가? 직원들은 어차피 리더가 다 하겠지 하는 심정으로 대충하게 된다. 직원이 성장하지 못하는데 조직이 성장할 수가 없다. 리더의 책상에는 매일 과제가 쌓여만 간다. 리더에게 사고가 발생하면 이 조직은 바로 무너지게 된다.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게 하는 해결책 또한 다양하다.
전문가의 진단이나 조언, 잘하고 있는 회사 벤치마킹, 문제와 관련된 전문 서적, 자체 문제 해결 임시 조직 만들기 등 수 많은 해결 방안이 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높여가는 조직이나 직원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유가 무엇일까? 단 한가지 제언한다면, 미선과 비전으로 무장된 리더와 한 방향 정렬된 조직과 구성원의 악착 같은 실천 아닐까?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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