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겨내고 이웃 도우며 살아온 엄마, 삶의 끝에서 4명 살리고 하늘로

정심교 기자 2024. 8. 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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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어려움을 딛고 환경미화원으로 일해온 김연화(지난해 58세)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난 사연이 알려지면서 감동을 준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 28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져 급히 고려대안산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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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김연화씨. 그는 심정지로 쓰러지기 10개월 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했다고 한다./사진제공=유족·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장애의 어려움을 딛고 환경미화원으로 일해온 김연화(지난해 58세)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돼 떠난 사연이 알려지면서 감동을 준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1월 28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져 급히 고려대안산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은 생전에 생명나눔에 동참하고 싶어 했던 김 씨의 뜻을 따라서 기증에 동의했고, 쓰러진 지 열흘 된 12월 8일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콩팥(좌·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김씨 가족은 그가 뇌사상태에서 다시 회복할 수 없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그를 이대로 떠나보내기보다는 그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길 원했다. 또 김씨가 쓰러지기 10개월 전에 가족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면서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기에 그 뜻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을 결심했다.

강원도 양양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김씨는 어렸을 적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휘는 장애를 입었지만 마트 직원, 환경미화원 등의 다양한 일을 해왔다. 또 노래 듣는 것을 좋아해 트로트 가수 안성훈의 노래를 가족들과 함께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지인에 따르면 김씨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주저 없이 선의를 베풀었고,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늘 노력하는 헌신적이고 자상한 엄마였다. 김씨의 딸 박지희 씨는 "딸 하나만 보고 살았던 우리 엄마. 이제는 하고 싶었던 것! 가보고 싶었던 곳! 엄마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 하늘에서도, 다시 태어난다면 그곳에서도 엄마만의 삶을 살아.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라며 하늘로 편지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도우며 살아오신 기증자와 숭고한 생명나눔의 뜻을 함께해주신 유가족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회를 따뜻하게 환하게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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