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인천에서 쏘아 올린 폭죽… 한화-롯데 영혼의 대결에서 5위 싸움 변수 발생하나

김태우 기자 2024. 8. 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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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는 인천 원정 3연전을 모두 잡으며 5위 SSG와 격차를 2.5경기까지 줄였다. 한화는 8월 들어 경기력이 안정을 찾으며 승률을 회복하고 있다. ⓒ한화이글스
▲ 한화가 대분전함에 따라 롯데와 5위 SSG의 격차 또한 2.5경기 차이로 줄었다. 롯데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이 남은 구단이다. 힘든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자력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가장 큰 팀이기도 하다. ⓒ롯데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권이 주어지는 5위는 제도 탄생 이후 매년 팬들의 눈을 사로잡는 격전지가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포스트시즌의 문이 넓어진 만큼 더 많은 팀들에 기회가 돌아가고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또 5위 싸움에 많은 시선이 쏠린다.

지난 주 시작까지만 해도 5위 SSG, 6위 kt가 이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듯했다. 그리고 5위권에서 꾸준하게 버텼던 NC가 연패에 빠지면서 힘이 떨어지는 양상이었다. 그래도 NC가 6위권을 지키고 있었고, 상대적으로 롯데·한화·키움은 5위까지의 거리가 꽤 멀어 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주말 3연전을 치르면서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화가 인천에서 ‘대첩’을 거두며 단번에 5위권과 격차를 좁혔다.

주말 3연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한화와 SSG의 경기차는 5.5경기였다. 보통 야구계에서는 “3경기 차를 줄이는 데 한 달이 걸린다”는 말이 있는데, 한화가 대박을 쳤다. 한화는 16일부터 18일까지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경기차를 단번에 2.5경기로 좁혔다. 5.5경기와 2.5경기는 대단히 큰 차이다.

한화는 16일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호투로 1점차 신승을 거뒀다. 17일에는 경기 중반까지 접전이 이어졌으나 홈런포의 힘을 앞세워 8-5로 이겼다. 한화가 위닝시리즈를 달성하기는 했지만 이는 시리즈만 놓고 본 승리였다. 전체 큰 판을 잡으려면 반드시 18일 경기까지 이겨야 했다. 2승1패는 경기차 1경기를 줄이는 것이지만, 3승은 단번에 3경기를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18일 경기에서 선발 류현진의 6⅓이닝 8탈삼진 1실점 호투, 그리고 홈런 네 방을 앞세운 타선의 장타를 묶어 7-1로 이기고 기어이 세 경기를 다 쓸어 담았다. 그리고 한화가 인천에서 쏘아올린 공은 다른 중·하위권 팀들에게도 희망의 빛줄기가 됐다. 당장 6위 kt는 두산과 수원 3연전에서 1승2패를 기록하고도 SSG와 경기차를 1경기로 줄였다. 그리고 사직에서 키움에 2승1패를 한 롯데도 같이 웃었다.

19일 현재 5위 SSG(56승58패1무)와 6위 kt(55승59패2무)의 경기차는 단 1경기다. 그런데 5위 SSG와 7위 한화(52승59패2무)의 거리도 2.5경기고, 8위 롯데(50승57패3무) 또한 2.5경기다. 9위 NC(49승61패2무)가 10연패에 빠지며 5위 SSG와 경기차가 5경기로 벌어진 가운데, 이제는 한화와 롯데도 해볼 만한 거리에 들어온 것이다.

한화 베테랑 류현진은 “순위표를 확인하느냐”는 질문에 “열심히 하고 있다. 한 게임 할 때마다 하고 있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 짓게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핵심을 알고 있었다. 류현진은 “우리는 쫓아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매 경기에 그냥 집중하면서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일단 좁혀졌을 때 이제 여기서가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기세를 타고 올라가면 선수들이 힘든 줄도 모르고 5위를 향해 똘똘 뭉친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이라도 미끄러지면 선수들의 힘이 빠지고, 그간 쌓였던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려오게 된다. 류현진은 고삐를 놓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 한화와 3연전에서 모두 졌지만 SSG는 여전히 5위 싸움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SSG로서는 잔여 경기에서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중하위권 팀들이 최대한 물고 물리는 양상을 그려주는 게 좋다. ⓒSSG랜더스

그런 측면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바로 한화와 롯데의 맞대결이 리그 그 어떤 맞대결보다 많이 남았다는 것이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기상 상황 등 여러 요소로 그렇게 됐다. KBO리그 팀들은 한 시즌에 팀간 16경기를 치른다. 그런데 두 팀은 시즌 전체 일정이 20%도 안 남은 상황에서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서로를 밟아야 5위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두 팀은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직에서 3경기,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직에서 3경기, 그리고 9월 21일부터 22일까지 대전에서 2경기를 치른다. 이 8경기 결과가 만약 한쪽으로 치우친다면, 이긴 팀은 5강에 도전할 수 있는 탄력을 받고 진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반대로 두 팀이 나눠 갖는다면 5위 SSG나 6위 kt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는 여건이다.

이는 5위 SSG와 6위 kt가 여전히 포스트시즌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경기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쌓아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경기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1경기는 몰라도 2.5경기 차이는 꽤 크다.

SSG가 차분하게 전열을 재정비하면 다시 도망갈 수 있다. 실제 SSG가 남은 29경기에서 5할 정도, 즉 15승14패를 한다면 SSG는 시즌 71승을 기록한다. 이 경우 한화는 남은 31경기에서 19승을 해야 SSG를 제칠 수 있고, 롯데는 34경기에서 21승을 해야 추월이 가능하다.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한화와 롯데 둘 다 살 시나리오는 다소 희박한 편이다. 한화와 롯데는 일단 SSG가 5할 정도를 한다는 가정을 하고, 서로 맞대결에서 최대한 이겨 ‘후보 단일화’의 승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kt나 NC·키움의 성적까지 살펴야 한다. 지금까지 승리를 많이 못 챙긴 대가이기는 하다. 마지막 변수가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포스트시즌 대진의 윤곽은 시즌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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