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그린,우리아이들이 주인공인 행복필드" 3년차 SKT어댑티브 골프에 쏟아진 찬사[현장에서]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여러분, 앞으로도 이 멋진 대회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행복한 골프선수' 김선영(23)의 우렁찬 질문에 필드 위의 발달장애 선수들이 "네에!" 한목소리로 화답했다.
SK텔레콤(이하 SKT)이 16일 충북 음성군 감곡CC에서 개최한 제3회 'SKT 어댑티브 오픈 2024'는 개회식부터 유쾌했다. 28명의 발달장애인 골프 선수, 15명의 프로골퍼·인플루언서를 대표해 김선영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 6월, 전국발달장애인골프에서 72타로 우승했던 '11년차 에이스'는 "멋있는 골프선수 김선영"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3년째 대회를 주최해준 SKT와 최경주재단" "귀한 하루를 내주신 프로님, 셀럽님, 서포터님, 우릴 멋지게 키워주신 부모님"에게 일일이 감사인사를 건네더니 "저희를 위해 아름다운 골프장을 열어주신 감곡CC 사장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사장님 어디 계세요? 제 옆으로 와주세요!" 깜짝 요청에 감곡CC 심천보 대표가 꼼짝없이 무대에 올랐다. 좌중에 함박웃음이 번졌다. "날씨가 많이 더워 힘들 수도 있지만 우리 뜨거운 열정으로 이 더위 이기실 거죠? 파이팅!" 열정 골퍼의 호연지기에 모두가 자동반사 "파이팅!"을 따라 외쳤다.
'선수대표' 김선영은 이날 81타(9오버)를 기록하며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준우승은 85타를 기록한 허도경에게 돌아갔다. 팀별 합산 타수가 가장 적은 팀으로 순위를 가린 단체전에선 이재경 프로와 조원기, 조예준 팀이 우승했다. SKT는 향후 우승자 김선영과 준우승자 허도경이 'US어댑티브 오픈'이나 'The G4D 오픈(Golf For Disabled. 유럽 DP 월드투어 장애인 골프 대회)'에 출전시 경비 1000만원(우승)·500만원(준우승)을 지원할 예정이다.
SKT 어댑티브 오픈은 2022년 이승민 프로의 US어댑티브 오픈 초대 우승 직후 SKT가 발달장애 인식 개선 및 편견 없는 스포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획한, 소통과 공감의 대회다. 체감온도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프로 골퍼들과 스포츠 인플루언서들이 대거 참여했다. SKT가 후원하는 이승민 프로와 이보미 프로의 동반 시타로 대회가 시작됐다. US어댑티브 오픈 초대 챔피언인 이승민 프로는 대한민국 발달장애 골퍼들의 희망이자 롤모델이다. 김준영, 이준오 등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한 이 프로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두 함께 끝까지 힘내서 다같이 좋은 경기를 했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매년 어댑티브 오픈과 동행하는 이보미 프로는 일본 JLPGA 2015~2016년 상금왕으로 한일 양국에서 총 25승을 거둔 최정상의 프로골퍼다. "웃음이 끊이지 않은 행복한 18홀"이라며 활짝 웃었다. "SKT가 매년 좋은 취지의 대회를 열어주시기 때문에 늘 기쁜 마음으로 달려오게 된다. 선수들의 실력도 상당해서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으�X으�X'하게 된다"고 했다. 김한별, 김백준, 박은신, 배용준, 백석현, 이재경, 최승빈, 최진호,김지영2, 윤채영 등 프로들과 윤석민, 정명훈, 심서준(심짱) 등 인플루언서들도 2명의 선수들과 함께 팀을 이뤄, 선수들에게 원포인트 '꿀팁'과 함께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발달장애 골프 선수들에겐 더없이 귀한 무대다. '골프 입문 3년차' 손원희군(18·서초고)은 비공식적 기록 80타, 대회 기록 84타다. "처음엔 힘들 줄 알았는데 지금은 골프가 없으면 못살 것같아요. 드라이버로 '땅' 쳐서 공이 '쭉' 뻗어날아갈 때 기분이 너무 시원해요"라며 미소 지었다. '원희 아버지' 손영상씨(50)는 발달장애 골프 대회를 매년 열어주는 SKT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우리애들을 위한 무대가 별로 없다. 아이가 학교에서 배려와 도움을 받지만 주체적으로 설 무대는 없다"면서 "이 대회에서만큼은 우리 애들이 주인공이다. 잘 치고 못 치고를 떠나 이 경험이 이 아이들을 한 인간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 데 엄청난 힘이 된다"고 했다. 손씨는 "골프 룰을 배우고 지켜면서 사회성이 길러지고, 골프 실력이 늘다 보면 성취감이 생기고 자존감도 올라가면서 성장하게 된다"고 골프가 바꾼 아들의 삶을 설명했다.
3년째 이 대회를 개최중인 SKT의 김희섭 커뮤니케이션 담당(부사장) 역시 "부모님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며 남다른 보람을 전했다. "이승민 프로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지만 아직 국내엔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연습공간도, 필드도, 대회도 많지 않다. 좀더 포용적인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더 많은 기회와 무대가 필요하다. 기업의 선한 영향력 측면에서도 이 대회를 계속 키워나가고 싶다"면서 "SKT는 앞으로도 스포츠 ESG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했다.
음성(충북)=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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