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FC서울처럼' 알짜 영입으로 더 강해진 김기동호, 5년만 4연승으로 선두권 뒤흔든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명셰프가 최고의 요리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선 최상의 재료가 필요한 법이다. FC서울이 2019년 이후 5년만에 4연승을 질주하며 상위권을 노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울은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2분 루카스 실바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했다. 김천(1대0), 인천(1대0), 포항(2대1)전에 이은 리그 4연승으로, 최근 10경기에선 8승2패를 기록하는 놀라운 반등을 이뤄냈다. 최근 10경기에서 따낸 승점(24점)은 개막 후 초반 17경기에서 따낸 승점(18점)보다 높았다. 지난 6월에 9위까지 추락한 서울의 순위는 제주전 승리로 승점 42점이 되며 경기 당일 기준 5위로 치솟았다. 10점차 이상 벌어졌던 선두와의 승점차도 5점(경기 당일 기준)으로 좁혀졌다. 4위 포항(44점)과는 2점차다. 하루 뒤인 18일 강원과 수원FC가 나란히 승리하면서 선두 강원과 승점차는 다시 8점이 됐고, 다시 6위로 내려왔다.
서울은 현재 평균 승점 약 1.56점, 평균 득점 약 1.55골, 평균 실점 약 1.15골을 기록 중이다. 서울이 가장 최근 6강에 진입한 2019시즌(당시 3위) 이후 최고의 페이스다. 경기당 평균 승점은 5위를 차지한 2017시즌(1.60점) 이후 가장 높고, 평균 실점도 2017시즌(1.11골) 이후 가장 낮다. 최근 들어 가장 안정적으로 가장 높은 승점을 따내고 있다는 게 기록으로 드러난다. 올 시즌 현재 서울의 기대득점 대비 실제득점 비율은 1.38로, 강원(1.48) 다음으로 높다. 슈팅수가 전체 10위에 그친다는 점을 놓고 보면, 공격이 효율적으로 진행된다는 걸 의미한다.
서울의 수비 안정감, 나아가 경기력은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는 흐름이다. 김 감독이 누구보다 잘 아는 '검증된 수문장' 강현무가 합류한 이후 페널티 에어리어 내부에는 불안감을 느낄 수 없다. 강현무는 지난 포항전과 제주전에서 각각 5개와 4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강현무와 함께 지난 여름 영입된 요르단 국가대표 센터백 아랍 야잔은 적응은 필요없다는 듯 다재다능한 수비 능력을 선보이며 서울의 수비 레벨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지난달 군전역한 라이트백 윤종규의 합류와 레프트백 강상우의 컨디션 회복, 라이트백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공적으로 포지션 변경한 최준의 꾸준한 활약 등이 맞물려 서울의 수비진은 몰라보게 안정화됐다. 전반기부터 수비진의 잦은 실수로 위기를 자초했지만, 팀 최소실점 부문 3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무실점 10회를 기록하며, 이미 지난해 총 클린시트 기록(8회)을 넘었다.
여름에 합류한 '크랙' 루카스는 K리그 데뷔전이었던 제주전에서 22분만에 그림같은 감아차기 슛으로 팀에 승점 3점을 선물했다. 제주전에서 선발 출전한 선수 중 절반 이상인 6명(강현무, 강상우, 야잔, 루카스, 최준, 제시 린가드)은 지난 겨울과 여름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다. 새롭게 합류한 자원들이 김기동호에 빠르게 녹아들면서 스쿼드는 한층 더 탄탄해졌다. 제주전에서 하프타임에 윌리안, 일류첸코, 강주혁을 줄줄이 투입하며 공격 1~2선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임상협은 후반 막바지에 교체투입됐고, 호날두, 김진야 권완규는 출전하지도 않았다. 장기 부상 중인 '캡틴' 기성용은 전역한 센터백 이상민과 함께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수비형 미드필더 류재문은 카드 징계로 이날 엔트리에서 빠졌다. 향후 전력이 더 강화될 일만 남았다. 이 모든 게 서울이 구단 차원에서 두 번의 이적시장에 걸쳐 아끼지 않고 투자한 덕이다. 김 감독은 "시즌 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시작할 때 (내가)원하는 구성의 선수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힘든 상황을 걸어왔다.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면서 내가 원하는, 많은 공을 들인 선수가 합류하면서 나도 자신감을 갖고 선수들을 믿으며 준비할 수 있었다"며 이적생들의 활약 덕에 팀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서울의 다음 상대는 4연승을 질주 중인 강원(24일)이다. 28라운드에서 가장 관심을 끌 경기임에는 틀림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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