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매장’ 백화점업계 효자로 떠오르나?
고물가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국내 백화점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스포츠 매장'이 매출 성장을 이끄는 효자로 급부상했다.
1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각 백화점 스포츠 카테고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내외씩 증가했다.
이는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롯데백화점의 스포츠 매출은 각각 10%가량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전체 매출 증가율이 1분기 1.4%, 2분기 0.7%에 각각 그친 것과 비교하면 이 기간 스포츠 매출 신장률은 확연히 높다.
월 매출 증가율은 지난달 5%로 다소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20%로 껑충 뛰었다.
신세계백화점의 1분기와 2분기 스포츠 매출 증가율도 11.6%와 11.9%로 같은 기간 전체 매출 신장률 7.0%와 2.1%보다 훨씬 높다.
전통적으로 백화점의 '효자'로 꼽히던 명품 매출 신장률도 1분기 10.1%와 2분기 7.8%로 스포츠 성과에 못 미친다.
현대백화점의 1·2분기 스포츠 매출 증가율도 10.4%와 8.8%로 전체 매출 증가율인 3.6%와 3.0%의 2.9배에 각각 이른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영패션과 함께 스포츠 상품군 중심으로 매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스포츠 상품군의 매출 호조는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복처럼 매치해 입는 '블록코어'나 아웃도어(야외활동) 의류를 일상복으로 입는 '고프코어' 트렌드가 하나의 패션 문화로 자리 잡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블록코어는 영국에서 남자를 지칭하는 속어인 '블록'(Blocke)과 평범한 멋을 지칭하는 단어 '놈코어'(normcore)가 합쳐진 단어를 뜻한다.
고프코어는 야외 활동을 할 때 체력 보충을 위해 먹는 견과류인 고프(Gorp)와 평범한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멋을 추구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일상복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아웃도어 패션 스타일을 의미한다.
러닝(달리기), 테니스, 등산 등 운동이나 레저활동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는 점도 스포츠 상품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또 뉴발란스, 아식스, 온러닝 등 인기 브랜드의 한정판이나 온라인에서도 구하기 힘든 제품에 대한 수요가 '팬덤'에 가까울 정도로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백화점들은 신규 스포츠 브랜드 입점이나 매장 리모델링은 물론 인기 많은 제품 물량을 확보해 판매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8일 본점 본관 7층 스포츠&레저관'을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새로 입점한 신발 전문 편집 매장 '소우'(SOW)에서는 시중에서 동난 인기 운동화를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개장 첫날 아식스의 젤카야노, 슈퍼블라스트를 구매하기 위해 300명에 이르는 고객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 밖에도 뉴발란스 운동화 990과 991, 살로몬의 메리제인, 아크테릭스의 헬리아드 백팩 등을 사러 온 고객이 수백명이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과 판교점에선 이달 초 발매된 뉴발란스의 'SC 트레이너 V3'를 구매하기 위해 100여명이 개장 전에 대기하는 '오픈런'(물건을 사려고 영업시간 개시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루 만에 전 수량이 판매되면서 현재까지도 재고 문의가 매일 3건 이상 들어올 정도로 인기다.
신세계백화점은 인기 스포츠 브랜드 매장 규모를 확장하는 등의 고객 유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각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일 수 있는 '메가샵'이 대표적이다. 강남점과 하남점, 의정부점에는 뉴발란스 메가샵이 문을 열었고 오는 10월 하남점과 11월 김해점에는 나이키 메가샵이 들어선다.
테니스 열풍을 타고 대표 브랜드인 윌슨도 신세계백화점 전국 매장에 속속 신규 입점했다. 지난 2∼3월 대전점과 경기점, 센텀시티점, 강남점에 윌슨 매장이 문을 열며 화제가 됐다. 현대백화점도 이달에 목동점에 윌슨 매장을 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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