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 장원삼 “변명의 여지 없어, 최강야구 자진 하차” 선행왕+121승 커리어 선수가 어쩌다
KBO리그 통산 121승에 빛나는 좌완 레전드 출신의 장원삼(41)이 음주운전 사고로 고개를 숙였다. 평소 선행왕의 이미지에 더해, 현역 시절 불미스러운 사고를 피하기 위해 자가용조차 구입하지 않았던 장원삼이기에 더욱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소식이다.
장원삼은 지난 17일 오후 1시 경 부산 수영구 광안동 도로 좌회전 1차로에서 후진을 하다가 뒤에 있던 차량을 들이받은 이후 음주 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출동한 경찰이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운전 면호 취소 수준의 수치(0.08% 이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장원삼을 귀가시켰고, 추후 조사해 신병을 처리할 예정이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곧바로 장원삼이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문을 남기고 사과를 전했다. 장원삼은 “먼저 안 좋은 소식으로 긴 글을 전해드려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드린다”며 “보도된 내용대로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낸 것이 맞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진심으로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다”며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하면서 사과를 전했다.
그러면서 장원삼은 “많은 분들에게 실망감을 드린 점, 저 스스로의 잘못과 후회로 인해 빠른 사과의 글을 올리려 했지만, 평생 운동만 한 저라 혼자 어떻게 해야되는지 방법도 잘 몰랐고 사실 겁도 많이 났다. 당연히 인정하고 사과를 드리려 했지만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로 모든 것을 수습하려는 것조차 무책임으로 보여져 회피하는 것이 아닌, 정확하게 정리해서 말씀드리려 바로 사과드리지 못한 점도 죄송하다”고 전했다.
장원삼에 따르면 그는 16일 지인들과 창원에서 늦은 술자리를 했고 사고 당일 부산에서 미팅이 있어 오후 12시께 집에서 차를 갖고 나왔다가 접촉사고를 냈다. 그의 말대로라면 결과적으로 숙취 음주 운전이 된 셈이다.
장원삼은 “16일 사고 전날 지인들과 모임 후 창원에서 늦은 술자리를 시작했다. 술자리를 하기 때문에 늘 그렇듯 차는 가져가지 않았다. 창원에서 1차 고깃집에서 자리를 했고, 2차 해장국집에서 자리를 했다. 3차 택시를 부르기 전 지인과 편의점에서 맥주 한 잔 더 했다. 택시를 타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3시 37분”이라고 구체적으로 시간을 밝힌 이후 “모든 내용들은 결제 내역이 있어 증빙을 원하지는 분들이 계시면 공유 드리겠다. 사건 당일날 부산에 미팅이 있어서 오후 12시쯤 집에서 차를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접촉 사고를 내게 되었다”고 사고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다른 이도 아닌 장원삼이기에 여러모로 더욱 아쉽고 안타까운 소식이다. 명실상부 장원삼은 한국프로야구에 큰 족적을 남긴 좌완투수였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등을 거치며 2020년까지 현역 생활을 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367경기(1685.2이닝) 출전에 121승 98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4.28이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자기 관리에 많은 힘을 쏟았다. 특별한 구설에 오른 일도 없었고 성실하게 현역 생활을 했다. 오죽하면 ‘음주 운전’ 등의 사고를 방지하려고 현역 시절 막바지까지 아예 자가용도 구입하지 않고 택시를 비롯한 대중교통만을 이용한 것도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4년 60억원의 FA 대박을 쳤던 2014시즌에도 묵묵히 ‘뚜벅이’로 생활한 그의 초심에 많은 팬들이 감탄을 보내기도 했다. 팬서비스도 좋았다. 현역 시절 장원삼은 늘 밝은 얼굴로 여러 팬서비스에 앞장 섰고,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만큼 그것을 돌려주려 애썼던 이였다.
또한 장원삼은 2022년부터는 JTBC 야구예능 ‘최강야구’에서 재치 있는 입담을 뽐내며 안방의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섰다. 하지만 당장 방송활동 중단은 물론 과거 쌓은 모든 좋은 이미지들이 무색해졌다.
입장문을 통해 끝으로 장원삼은 “저 혼자만의 안일한 생각과 행동으로 저와 사고가 나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며 저로 인해 다시 한 번 실망감과 차질을 드려 팬 분들과 방송 관계자, 감독님, 선수분들, 협찬사와 광고주분들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은퇴 후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도움 주신 최강야구 모든 구성원 팀들, 팬 분들께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야구계에서 평판도 워낙 좋았던 장원삼이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한국야구와 인연을 맺을 공산이 컸다. 하지만 음주운전 사고로 여러모로 자신의 앞날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스포츠계와 연예계를 비롯해 일반 사회에서도 끊이지 않는 음주 운전에 대한 분명한 경각심이 부족했던 그 자신의 과오 탓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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