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불패'도 "류현진 커브보다 예리해" 감탄... 3⅓이닝 KKKKKKK쇼, 롯데도 '최강야구' 덕 본다
정현수는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서던 3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는 선발 이민석이 1회 초 3실점하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1회 말 윤동희의 솔로포로 한 점을 따라갔고, 2회 말에는 박승욱의 내야 땅볼과 손호영의 2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3점을 올려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리드를 안고 3회 초에도 올라온 이민석은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김혜성이 도루 실패로 아웃됐지만, 이후 이민석은 송성문과 최주환에게도 연달아 볼넷을 허용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결국 롯데는 한 템포 빠르게 교체를 단행하며 이날 1군에 올라온 정현수를 등판시켰다.
첫 타자 변상권을 상대로 스트라이크 2개를 연달아 잡은 정현수는 3구째 낙차 큰 커브로 체크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솎아냈다. 그는 6번 원성준에게도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정현수는 4회 들어서도 이승원과 김건희까지 4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박수종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정현수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현수는 선두타자 변상권에게 변화구를 먼저 보여준 뒤 예리한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만들었다. 이어 원성준을 다시 한번 삼진 처리한 후 7번 이승원 타석에서 한현희로 교체됐다.
이날 정현수는 3⅓이닝 1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대호투를 펼쳤다. 총 48구 중 스트라이크가 36개일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3km로 빠르진 않았지만, 큰 각도의 커브와 예리한 슬라이더가 들어오면서 키움 타자들은 혼란을 겪었다.
정현수의 괴물 같은 투구에 '레전드'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날 경기의 해설을 맡은 구대성(55)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포심이 빠르진 않지만 가운데로 와도 타자들이 커브를 생각하니 파울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저 커브는 진짜 좋다"고 감탄한 그는 비슷한 공을 가진 투수에 대한 질문에 "커브 궤적은 류현진과 비슷하고, 예리한 건 훨씬 빠르다"고도 했다.
구 위원은 KBO 리그 통산 67승과 214세이브를 달성했고, 일본프로야구(NPB)와 메이저리그(MLB)까지 진출한 전설적인 좌완투수다. 그런 선배가 정현수의 투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고-송원대를 나온 정현수는 지난해 JTBC 야구 예능 '최강야구'의 최강 몬스터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그는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에 지명을 받았다.
최강야구에 함께 출연하고, 드래프트도 같이 나온 황영묵(한화)과 고영우, 원성준(이상 키움)은 모두 1군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정작 가장 높은 순위에 지명받은 정현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1군 4경기 등판에 그쳤다. 6월 23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으나 2⅓이닝 3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고, 나머지 3경기는 한 타자씩만 상대했다.
7월 말까지 총 16일의 1군 경험만을 쌓았던 정현수는 18일 경기를 앞두고 내복사근 부상으로 말소된 내야수 최항을 대신해 콜업됐다. 그리고 복귀 첫 등판부터 임팩트 있는 투구를 선보이며 5선발을 찾아야 하는 롯데의 희망이 됐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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