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아이돌 아니었어? 정은지·이정은 뒤흔든 '앙큼폭스' 백서후 [인터뷰+]
대놓고 정은지와 이정은을 홀리려 달려드니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흔들었다. JTBC 주말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발굴한 최고의 신예라는 평가받는 백서후의 이야기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십과 앙큼달콤한 로맨스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백서후가 연기한 고원은 톱 아이돌 그룹 킹랜드의 메인보컬이자 작사, 작곡까지 담당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낮과 밤이 다른 모습이 된 이미진(정은지·이정은)이 근무하는 서한지청에서 군 복무를 대신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다. 공허함 속에 일상을 보내던 고원은 이미진의 비밀을 알게 된 후 그에게 '직진' 순애보를 보여준다.
2인 1역의 정은지, 이정은과 동시에 로맨스 연기를 하게 된 백서후는 "오디션을 볼 때부터 '내가 해야겠다' 싶었다"며 "열정적으로 준비했지만, 결과가 안 좋을 때도 있어서 '기대는 하지 말자'고 했는데, 올해 제 운이 다 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웃었다.
극 중 이미진과 계지웅(최진혁 분)의 콘크리트 로맨스로 고원의 짝사랑은 결국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미진의 마음을 얻진 못해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엔 성공했다. 백서후는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방송 후 5만명 정도 늘었다"며 "가족들과 식사를 하러 가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인기를 실감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는 백서후의 말처럼 그는 체중 감량부터 인기 아이돌 그룹 모니터까지 고원이 되기 위기 몰두했다고. 백서후는 "현역 아이돌이라는 설정인 만큼 첫 등장부터 시청자들이 '아이돌 같다'고 느꼈으면 했다"며 "7kg 정도 감량하고, 스타일링 등 비주얼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지드래곤부터 방탄소년단과 세븐틴, 최근 '핫'한 라이브와 투어스까지 모든 영상을 챙겨봤다고 했다.
실제로 백서후는 아이돌 그룹 데뷔를 준비하며 연습생 기간을 보냈다. 아이들 그룹 데뷔 멤버를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해 데뷔조로 발탁되기도.
백서후는 "이쪽 생태계를 알다 보니 다가가기 편했던 거 같다"며 "옛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러이러했지', 이렇게 했다"면서 고원을 만들어간 시간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고원은 정상의 아이돌인데, 저는 정상에 속한 적이 없었다"며 "그런 부분은 전작을 함께 했던 옥택연 선배, 서인국 선배에게 많이 여쭤봤다"고 말했다.
상대역이자 정상에 오른 아이돌 출신인 정은지에게도 "많은 대화를 하며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하면서 "이정은 선배님은 제 정신적 지주가 돼 주셨다"면서 예찬론을 펼쳤다. 이정은과 26세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로맨스 연기가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제가 존경하고 마음이 가고 하다 보니 선배님도 다 받아주시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면서 해결된 부분도 있다. 그래서 더 다가간 부분도 있다"며 "촬영이 없는 날에도 만나 연기 얘기도 많이 하고, 세심한 부분까지 조언해주셔서 자연스럽게 장면들에 스며들었다"고 답했다.
그런 고원이 이미진과 마지막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섭섭할 법하지만, "서브남의 운명"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백서후는 "고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사랑이란 감정을 처음 느끼면서 엄청난 성장을 하고, 치유를 받은 거 아니냐"며 "사랑이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래서 계속 애정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고, 기쁘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걸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권도를 하다가 부상을 당해 평소 좋아하던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진로를 전향한 지 10년이 됐다. 이후 2017년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고, 2020년 연기 데뷔작인 카카오TV '연애혁명'을 선보였다. 그동안 꾸준히 크고 작은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라피를 쌓아온 백서후는 "배우가 되고 싶어 오디션을 봤고, 아이돌 연습생을 병행했던 것"이라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때 배운 게 참을성"이라며 "돌아보면 노래도 춤도 배우고 운동도 가르쳐주고, 인내심과 참을성을 많이 배웠다"면서 지치지 않고 연기를 계속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아이돌 연습생 기간을 꼽았다.
특히 올해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 출연하며 활동명도 바꾸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새롭게 꾸몄다는 그는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출발하려 했다"면서 2024년을 연기자로 다시 태어난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집에서 반대하는 걸 무릅쓰고 하고 싶은 걸 하겠다고 시작한 일이거든요. 해보고 안 되면 포기할 수 있지만, 해보지 않고 포기하면 미련만 남으니까요. 이번에 이정은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면서 많은 걸 배웠고, 그분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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