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택의 배출한 '송산고' 배구부 해체 선언…학부모·배구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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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택의(국군체육부대), 박경민(현대캐피탈) 등 다수의 프로배구 선수와 국가대표를 배출한 경기도 화성시의 송산고 배구부가 최근 해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송산고 해체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도체육회와 경기도배구협회, 화성시체육회, 화성시배구협회를 포함한 배구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화성시체육회의 지원을 통한 체계적인 배구부 육성을 도모하는 가운데 명분도, 대책도 없는 배구부 해체는 정답이 될 수 없다"며 "선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배구부 해체 결정을 전면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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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안 받고 재학생에 전학 권고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황택의(국군체육부대), 박경민(현대캐피탈) 등 다수의 프로배구 선수와 국가대표를 배출한 경기도 화성시의 송산고 배구부가 최근 해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갑작스러운 해체 통보에 학부모들은 물론 경기도체육회와 경기도배구협회, 화성시체육회를 포함해 배구인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배구계에 따르면 송산고는 이달 초 배구부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갖고 2025년도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자연스럽게 배구부를 해체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배구부 재학생들에게도 인근 학교로의 전학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에서는 "배구부 학생들을 관리 감독하고 지도할 교사를 선임하기 어렵다"며 더 이상 배구부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2009년 창단한 송산고는 여러 차례 전국대회 등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남자 배구의 명문 학교로 떠올랐다. 황택의, 박경민 외에도 한국민(KB손해보험), 홍상혁, 홍동선(이상 국군체육부대) 등 다수의 선수가 송산고를 졸업했다.
지난 시즌까지 송산고 졸업생 15명이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배구 선수가 됐다.
하지만 배구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송산고가 배구부 해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결국 이는 현실이 됐다. 현재 14명이었던 배구부원도 10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남자 배구는 유망주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중고배구연맹에 등록된 남고부 숫자는 총 23개 학교에 불과하다.
송산고는 과거 송산초, 현 남양초와 송산중을 거쳐 실업팀 화성시청까지 이어지는 연고지 배구선수 육성의 뿌리였다. 그러나 사실상의 배구부 해체 선언으로 인해 이제 경기도 지역 내 남고부 팀은 송림고(성남), 수성고, 영생고(이상 수원)만 남게 됐다.
송산고 해체 소식이 알려지자 경기도체육회와 경기도배구협회, 화성시체육회, 화성시배구협회를 포함한 배구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화성에 위치한 송산중학교에 학부모 및 선수들, 장윤창 경기대 교수를 비롯한 배구인들이 모여 해체를 반대하는 규탄 대회도 가졌다.
이들은 "화성시체육회의 지원을 통한 체계적인 배구부 육성을 도모하는 가운데 명분도, 대책도 없는 배구부 해체는 정답이 될 수 없다"며 "선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배구부 해체 결정을 전면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냈다.
한 배구 관계자는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팀을 해체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어린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송산고는 학교의 입장문을 통해 배구부 해체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학교 측은 "2009년 배구부를 창단하고 운영해 왔으나 좋은 시절은 잠시였고 계속해서 갈등과 문제점이 많았다"며 "배구부를 이끌 지도자를 선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으며, 감독을 선임하더라도 계속된 민원과 신고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구부를 대부분의 교사가 기피하게 됐다. 결국 부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학교의 대외적인 이미지가 실추되고 향후 학교 운영이 염려된다"고 부연했다.
학교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학부모 간담회 등을 통해 대화를 시도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신입생을 더 이상 뽑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송산고가 배구부 해체를 최종 결정하면 고교 남자부 배구부 숫자는 22개로 줄어든다. "뽑을 만한 선수가 없다"는 프로 구단 관계자의 한탄의 목소리가 앞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고교 지도자는 "한국 남자 배구가 성장하려면 중·고교와 같은 '뿌리'가 든든해야 하는데 최근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어린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배구하려고 할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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