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일해도 기사 급여는 40만원…"법인택시 노사 공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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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사납금 등을 제외한 이번 급여가 40만 원이 채 안됩니다."
부산의 한 법인택시 운전자 60대 이 모 씨는 "하루 종일 일해도 사납금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손님이 없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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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밀린 사납금 등을 제외한 이번 급여가 40만 원이 채 안됩니다."
부산의 한 법인택시 운전자 60대 이 모 씨는 "하루 종일 일해도 사납금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손님이 없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40대 택시 운전자 장 모 씨는 "가까스로 버티고 있지만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며 "조만간 법인택시는 모두 사라지고 수천명의 기사들이 직장을 잃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택시 회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택시산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부산지역 95개 회사 중 대부분이 적자 누적으로 부도 위기에 처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택시 회사는 공멸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지역에선 2022년 10월 60년 업력의 대도택시를 시작으로 지난해 3월 금륜산업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했다.
법인택시 운전자는 2019년 12월 말 기준 1만 649명이었다가 지난해 말 기준 5178명으로 4년 새 46% 가량 줄었다. 휴업 차량이 늘면서 차량 가동률은 2019년 74%에서 지난해 47%로 30% 감소했으며 휴업 차량 수는 2019년 1123대에서 지난해 말 3788대로 337%나 증가했다.
부산시택시운송사업조합 측에 따르면 부산지역 상당 수 택시회사는 국세와 지방세 등을 내지 못한 채 손 놓고 있거나 휴업 신청을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궁지에 몰려 있다. 남구와 사하구에 있는 일부 택시회사들은 현재 적자 누적으로 차량과 차고지 등이 가압류 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월급제 전국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택시월급제는 사납금 폐지와 함께 법인택시 운전자가 주 40시간 이상 일하고 최저임금 이상의 월급을 받는 제도로, 2019년 8월 개정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에 규정됐다. 서울은 2021년 1월 1일부터 시행됐으며, 나머지 시·도는 공포 뒤 5년 내 순차적 도입한다는 기준에 따라 20일부터 시행된다.
인구 감소로 수입이 줄어들고 LPG 가격과 코로나19 사태로 받은 대출의 이자율까지 오른 상태에서 운행 실적과 관계없이 기사에게 200만 원 이상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면 더이상 버틸 수 있는 방법이 업다는 게 업계 측의 입장이다.
법인택시 관계자들은 "기사 퇴직금 등을 정리하고 폐업을 할 수 있는 회사는 오히려 양호하다"며 "회사당 연 평균 10억~15억 원의 빚이 있는 상태로, 폐업을 하고 싶어도 부채가 많아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차량 가동률이 70% 정도가 돼야 적자라도 운영이 가능한 정도인데 지금 추세로 봐선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지자체도 이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대안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요금 자율화 도입, 법인택시 리스·렌탈제 허용, 기사 월급제 법안 폐지, 교통약자를 위한 복지 택시 추진 등 대안은 있다"며 "법인 택시가 최소한의 운영이라도 하면서 운전자와 공생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국회 국토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통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개정안은 월급제 시행을 노사 자율에 맡기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오늘(19일) 국토위 교통법안 심사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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