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전당대회 시작…대규모 시위 예고에 안전 우려↑
나흘간 최소 6개 시위 예정…안전 우려로 경계 고조
反이스라엘 시위에 수만명 참가…대규모 경찰 대기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무력 충돌 우려도 긴장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유세 도중 암살 위협에 노출된 이후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만큼, 행사 개최지인 시카고 당국은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19~22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개최되는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낙점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 외에 대의원 5000명과 자원봉사자 1만 20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 자체는 이미 온라인 투표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낙점됐기 때문에 공식 지명을 통한 추대 행사가 될 전망이다. 다만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민주당 내부 분열을 최소화하고 결집을 극대화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FT는 4일 간의 전당대회 기간 동안에만 총 6개의 대규모 시위 행진이 예고됐다며 행사 개최지인 시카고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도 ‘가난한 사람들의 군대’(Poor People’s Army)는 보안 구역 밖에서 시위를 진행할 것으로 예고됐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시위는 미 전역 200개 이상의 단체가 모인 ‘DNC 행진 연합’ 주최 행진이다. 이 단체는 전당대회 첫날과 마지막날에 수만명이 참여해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DNC 행진 연합이 행진 경로로 꼽은 특정 지역은 시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수만명을 수용하기엔 경로가 너무 짧아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법정 다툼까지 갔지만 법원 측은 시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WP는 “시위대 측과 시카고 당국은 시간, 장소, 방법 등을 놓고 여전히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병목 현상에 따른 안전 위협,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 또는 대규모 체포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시카고대 로스쿨 교수이자 전직 시카고주 차관보인 샤론 페어리는 FT에 “시위대가 경찰과 가까이 붙어 있을 때에는 언제나 폭력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968년 전당대회 때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던 트라우마가 있다. 당시 경찰이 시위대를 잔혹하게 구타해 문제가 됐고, 결국 공화당 후보인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베트남전 반대 여론에 밀려 지지율이 하락하자 연임 시도를 중도포기한 것, 시카고 시장이 시위대의 행진을 불허한 것도 현재 상황과 유사하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우리는 시위대가 수정헌법 제1조에 명시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그들을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카고 경찰은 DNC 행진 연합의 시위를 관리·감독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다른 관할권에서도 500명의 경찰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대량 체포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서류 및 구금 공간을 확보한 상태라고 WP는 전했다. 시카고 최고 경찰 책임자인 래리 스넬링 경감은 “시위대의 헌법적 권리 보호에 초점을 맞춰 2500명의 경찰이 40시간 동안 훈련을 받았다”면서도 “시위대가 파괴 또는 폭력 행위를 행사할 경우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반(反)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주목된다. 시위를 주도하는 젊은층이 해리스 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어서다. 미 대학가 역시 관련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FT는 젊은층의 반이스라엘 시위는 민주당 내부 분열을 초래한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려면 반드시 이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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