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부와 갈등·불명예제대·웨이터 일까지…파란만장했던 세기의 미남
‘태양은 가득히’ 등 숱한 명작
다부진 몸·매혹적 눈빛으로
한국서도 젊은 女心 흔들며
미남엔 ‘알랭들롱 같다’ 표현
부모이혼·입양 등 불우환경
‘하류인생’ 연기서 더 매력
5년 전 뇌졸증으로 수술 후
안락사 동의해 화제 되기도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드롱의 자녀들은 성명을 통해 드롱이 파리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두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이날 유가족들은 “앤서니(장남), 아누슈카(장녀), 알랭 파비앙(차남), 그리고 루보(반려견)는 아버지의 죽음을 발표하게 돼 매우 슬프다”며 “아버지는 세 자녀와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유가족들은 고통스러운 애도의 순간에도 드롱의 사생활을 존중해달라는 요청을 덧붙였다. 드롱은 2019년 6월 뇌졸중을 앓은 뒤로 스위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병세가 몇 년간 계속 악화돼 왔다.
영화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답게 드롱은 숱한 명작을 남겼다. 1960년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에서 신분 상승에 욕망에 사로잡힌 가난한 청년 역을 맡아 일약 스타덤에 오른 뒤 그 다음해 루치노 비스콘티 감독의 ‘로코와 형제들’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평론가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후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조셉 로지 등 유명 감독들과도 함께 일하며 지금까지 80여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대표 출연작으론 ‘태양은 외로워’, ‘레오파드’, ‘사무라이’, ‘시실리안’, ‘레드선’ 등이 있다.
드롱은 부모의 이혼과 입양과 같은 불우했던 유년기를 거쳐 화려한 여성 편력과 범죄 사건에도 연루되는 등 파란만장한 개인사를 보냈다. 1935년 11월 파의 부유한 교외 지역에서 약국 보조원 출신 아버지와 영화관 안내원으로 일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드롱은 1939년 4살 때 부모가 이혼하며 각각 재혼하는 바람에 다른 가정에 입양됐다.
그는 이후 양아버지의 사망으로 원래 재혼한 어머니에게 돌려보내졌지만 기숙학교에서 행실 불량으로 6번이나 퇴학 처분을 받은 뒤 계부의 정육점에서 일하게 된다.
그러나 계부와의 갈등과 정육점 일에도 적응하지 못하던 드롱은 17세에 프랑스 해군에 입대했지만, 복무 중 절도를 저지르다 발각된 끝에 1954~54년 1차 인도차이나 전쟁 당시 베트남 사이공으로 파병된다. 파병 기간 중 부대 차량을 훔쳐 무단이탈을 벌이나 군 교도소 수감 후 1956년 불명예 제대 후 프랑스로 귀국했다. 이후 가족과 연락을 끊은 채 파리에서 웨이터, 짐꾼 등 온갖 잡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드롱은 1957년 칸 영화제에서 미국 프로듀서 데이비드 셀즈닉의 스카웃 제안을 받은 일을 계기로 영화계에 입문해 1957년 알레그레 감독의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했다.
연기자로서 드롱은 ‘프렌치 느와르’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데 ‘한밤의 살인자’, ‘암흑가의 두 사람’, ‘암흑가의 세 사람’ 등에서 주로 중절모와 트렌치코트를 입고 범죄자와 같은 ‘하류인생’을 주로 연기했다. 미남이면서도 퇴폐적인 특유의 매력을 그의 굴곡진 개인사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
드롱은 2018년 뇌졸중 수술 이후 림프종이 악화되자 안락사 결정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남 앤서니 드롱은 2022년 3월 드롱이 2019년 뇌졸중 투병 당시 병세가 더 심각해질 경우 안락사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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