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늘어난 여름과일…소비 위축에 값 약세

복숭아·샤인머스캣 농가 울상
‘잦은 비에 품질 ’ 편견도 한몫추석 선물로 시세반등 가능성

서울 가락시장에 경매를 앞둔 복숭아가 쌓여 있다.

복숭아와 ‘샤인머스캣’ 포도 등 여름과일 가격이 전년 대비 약세다. 작황이 좋아 출하량이 늘어난 데다 경기 침체와 8월 상순 휴가철이 맞물려 수요가 줄어든 것이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추석이 다가오면서 시세 반등 여지도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 전년 대비 복숭아는 20∼30%, 샤인머스캣은 40% 값 내려=1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복숭아(‘천중도’)는 상품 4㎏들이 한상자당 2만5335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평균(3만3294원)과 비교해 23.9% 낮다. 평년 8월(2만5047원)보다는 1.1% 높다.

같은 날 복숭아(황도)는 2만939원에 거래됐다. 전년 8월(3만926원)과 평년 8월(2만4932원)과 비교해 각각 32.3%, 16.0% 내렸다.

샤인머스캣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가락시장 경락값은 상품 2㎏들이 한상자당 1만7376원이었다. 전년 8월 평균(2만3805원), 평년 8월(3만802원)보다 각각 27.0%, 43.6% 하락했다.

◆ 생샨량 늘고 품질 이미지 하락이 원인=약세 원인은 1차적으로 생산량 증가가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8월 과일 관측’에 따르면 올해 복숭아 생산량은 18만7200t으로 전년(16만2500t)보다 15.2% 증가했다. 전년에 생산이 극히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올 작황이 비교적 무난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박상용 전북 임실군조합공동사업법인 과장은 “지난해 수량 감소로 손해를 본 농가들이 올해는 열매솎기(적과) 작업 때 과실을 평년보다 많이 남겼다”고 말했다.

7월 상순 집중호우도 시세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한욱 경북 상주시조합공동사업법인 팀장은 “출하 초반에 잦은 비로 ‘올해 복숭아는 맛이 없을 것’이라는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각인된 것 같다”면서 “현재 나오는 복숭아는 당도도 높고 품위가 좋은데도 유통업체 발주량이 여전히 기대 이하”라고 말했다.

샤인머스캣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팀장은 “최근 몇년 새 일부 당도가 높지 않은 샤인머스캣이 시장에 풀리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며 “올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공급 주문이 20% 정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농가 채산성도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송재경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 과장은 “시세가 평년과 비슷하다고 해도 운송비·자재비·인건비 등 제반 비용 부담이 커져 농가 수취가는 하락할 것 같다”고 말했다.

◆ 향후 시세 반등 가능성 있어=다행인 건 시세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김문겸 중앙청과 경매사는 “8월초부터 일부 지역 복숭아에 순나방 피해가 늘었다”며 “그 여파로 출하량이 감소해 시세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강근진 중앙청과 경매사는 “최근 일교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샤인머스캣 당도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품위만 괜찮다면 추석 선물 수요가 맞물리면서 시세는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