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종자산업 미래, 디지털 육종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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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이 사회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현실을 타개하고자 정부는 2023년 '제3차 종자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디지털 육종 기술의 상용화를 핵심 전략으로 선정했다.
국내 종자산업이 축적해온 전통 육종의 경험·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종자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국가 식량주권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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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이 사회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변화의 물결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산업 중 하나인 종자산업에도 밀려오면서 디지털 육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종자 개발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디지털 육종은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기계학습)·딥러닝(심층학습) 같은 첨단 AI 기술을 생명공학 기술과 융합한 차세대 육종 기술이다. 전통적 육종 방식이 교배와 선발이라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과정에 의존했다면 디지털 육종은 방대한 유전체 정보와 환경 데이터를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최적의 육종 조합을 설계하고 작물 특성을 예측해 육종 과정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향상시킨다.
디지털 육종 장점은 효율성 증대에 그치지 않는다.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내열성·내한성 품종, 병해충에 강한 저항성 품종, 영양가가 높은 기능성 품종 등 복합 특성을 갖춘 맞춤형 품종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세계 종자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디지털 육종 기술을 도입해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몬산토(현 바이엘)는 이스라엘의 생명정보기업 엔알진(NRGene)과 협력해 유전자원 형질 빅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육종 플랫폼을 구축했고, 작물 생산성 향상은 물론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과 영양 가치를 높인 품종들을 개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디지털 육종 기술 수준은 크게 뒤처진 상황이다. 전통 육종과 분자 육종 분야에선 세계 수준의 70∼80%에 도달했으나 디지털 육종 기술은 10∼30%에 머물러 있다.
국내 기업들은 디지털 육종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 부족, 인프라 구축 미비,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 등의 장벽에 직면해 있다.
현실을 타개하고자 정부는 2023년 ‘제3차 종자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디지털 육종 기술의 상용화를 핵심 전략으로 선정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디지털 육종 활용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공 데이터와 분석 시스템을 제공해 중소 종자기업들도 손쉽게 디지털 육종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종자산업이 축적해온 전통 육종의 경험·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종자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국가 식량주권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조영일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종자산업진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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