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뺄게요, 안 된다고요?"…'내 집 마련' 발목 잡는 의외의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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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집값 상승 불장에 매수를 망설이던 전·월세 수요자가 매수에 뛰어들고 있다.
매수 시기가 전월세 기간 만료와 일치하면 문제가 없지만 이미 한 번 전월세 계약을 연장한 경우 어떻게 계약을 연장했는지에 따라 임차인 보호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이 묵시적 갱신 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계약 갱신을 한 경우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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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A씨는 최근 집값이 치솟는 걸 보고 불안한 마음에 집을 구매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올 초 2년간 살던 전셋집을 연장 계약한 A씨는 중도 계약 취소가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문의했다가 깜짝 놀랐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사람만 연장 계약에 대한 계약취소권이 보장되고 단순 연장계약을 한 경우에는 임차인의 계약취소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서다.
최근 집값 상승 불장에 매수를 망설이던 전·월세 수요자가 매수에 뛰어들고 있다. 매수 시기가 전월세 기간 만료와 일치하면 문제가 없지만 이미 한 번 전월세 계약을 연장한 경우 어떻게 계약을 연장했는지에 따라 임차인 보호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8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치솟았지만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기준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140.6으로 전월(133) 대비 7.6포인트(p) 상승했다. 2021년 9월(142.8)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반면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서울은 지난 6월 112.9에서 7월 112.3으로 0.6p 하락했다.
전셋값 상승 등 여파가 지속되면서 비싼 전월세를 감당하느니 차라리 더 늦기 전에 내 집을 사자는 심리가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도 머지않아 곧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시장 기대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는 전월세 계약 종료 시점이 아닌 세입자들의 마음에도 불을 지폈다. 하지만 살고 있던 집을 바로 빼고 나가려 해도 연장 계약을 어떻게 진행했는지에 따라 쉽게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이 묵시적 갱신 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계약 갱신을 한 경우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 묵시적 갱신은 기존 계약 조건 그대로 계약서를 따로 쓰지 않고 연장하는 방식이다. 임대차 계약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임대인과 임차인 중 전세 계약 종료를 통보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연장된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때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는 권리를 말한다.
묵시적 갱신이나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계약 갱신하게 될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 중도해지를 할 수 있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계약 해지 의사를 통보하고 3개월이 지나면 임대차계약이 해지되고 임대인은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약 갱신 시 묵시적 갱신이거나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했다는 게 명시돼 있으면 임차인의 계약 취소권이 보장되지만 일반 기간 연장 재계약은 임차인의 일방적 계약 해지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일반 재계약에 대해서만 임차인의 취소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묵시적 갱신이 이뤄지는 사례가 많지 않은 데다 필요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법적인 차별을 둘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현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 등이 담긴 '임대차 2법' 폐지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향후 임차인 보호 수단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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