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마을 문화 잃어버린 도로명 주소

경기일보 2024. 8. 19.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전국을 팔도로 나누고 각 도에는 중앙에서 관찰사를 보내 도의 행정을 맡아보게 했다.

이 법은 도로명 및 건물번호에 의한 주소 표기에 따른 관련 시설의 설치·유지관리·활용과 도로명 주소의 부여·사용·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해 국민의 생활 편의를 도모하고 물류비 절감 등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다.

정부에서 도로명 주소를 빨리 착근시키기 위해 새로운 주소를 부여받게 되면 도로명 주소가 없으면 행정행위를 할 수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희동 농어촌개발컨설턴트·법학박사

조선시대에는 전국을 팔도로 나누고 각 도에는 중앙에서 관찰사를 보내 도의 행정을 맡아보게 했다. 도는 여러 고을로 구분했는데 고을의 격에 따라 부·목·군·현의 구별을 두고 부사·목사·군수·현령을 중앙에서 임명했다. 이들 고을의 으뜸인 수령은 행정뿐만 아니라 치안과 사법도 담당했다.

고을은 지역을 의미한다. 따라서 고을은 특정 지역의 역사와 전통이 반영돼 있고 특정 지역에 대한 문화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행정구역을 기반으로 주소가 표기되며 해당 지역의 행정구조를 이해하기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주소가 일제를 거쳐 내려오면서 몇 정목으로 표기되기도 했다.

이 때부터 내려온 주소가 구 주소다. 이 구 주소가 2006년 10월4일 제정된 도로명 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이하 도로명법)에 의거해 전면적으로 개정됐다. 이 법은 도로명 및 건물번호에 의한 주소 표기에 따른 관련 시설의 설치·유지관리·활용과 도로명 주소의 부여·사용·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해 국민의 생활 편의를 도모하고 물류비 절감 등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다.

도로명법 제정에 대한 효율성은 길 이름이나 번지 등이 다양하게 표기돼 있어 실제로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이 법에서 말하는 ‘도로명시설’이라 함은 도로명사업에 의해 설치된 도로명판(지주 등 그 부속물을 포함한다)·건물번호판, 안내표지판, 그 밖에 도로명사업으로 구축된 전산자료, 전산시설 및 이와 관련된 부속 시설물을 말한다.

이에 따라 2011년 7월29일부터 2013년 12월31일까지는 기존 주소와 병기해 사용하다 이를 정부에서 2014년부터 전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도 구 주소와 현 주소가 공존한다. 정부에서 도로명 주소를 빨리 착근시키기 위해 새로운 주소를 부여받게 되면 도로명 주소가 없으면 행정행위를 할 수 없다. 건물이나 도로의 세부정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때가 있어 정확한 위치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지자체 민원부서 주무관들은 건축 관련 민원서류가 접수되면 우선 위성위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한 인터넷 지도를 보고 건축물의 불법 여부를 확인하고 불법이 확인되면 불법을 제거하고 민원 서류를 접수하라고 통보한다.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고자 하면 내비게이션이 막히는 길을 우회해 가는 길까지 정확하게 가르쳐주고 도착시간까지 일러준다. 모든 자료를 입력하고 엔터 키를 치면 전산자료가 순식간에 바뀐다. 구 주소를 사용해도 모든 자료가 순식간에 저장되고 활용되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필자의 좁은 소견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굳이 주소가 꼭 외국의 스트리트가 돼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오히려 도로명 주소 사용을 강제하다 보니 고을을 중심으로 전해지던 마을 고유의 문화가 없어질 지경이다. 행정안전부가 중심이 된 마을 가꾸기는 지방을 중심으로 활성화돼야 한다. 그러나 도로명 주소로 인해 고을을 중심으로 이어져 가던 고을의 전통과 문화가 사장될 위기에 있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