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유럽 등 방산 선진국 뚫어야
신흥 강자로 떠오른 K방산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에 도전하기 위해선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고, 한국에 밀리며 위기감이 커진 프랑스, 독일 등 경쟁국의 견제를 뚫어내는 과제가 남아 있다.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K방산은 동유럽, 중동 등으로 수출을 확대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규모가 큰 선진국 수출이 필수다. 미국 등 방산 선진국 수출은 일종의 ‘보증 수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 시장에 진출을 하는 데도 핵심 요건이다. LIG넥스원의 유도 로켓 ‘비궁’이 지난달 미 국방부가 주관한 해외비교시험(FCT) 최종 평가를 통과하며 미국 시장을 노리고 있고,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대비해 북미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서유럽 등 방산 선진국 장벽은 여전히 높은 데다 K방산이 신흥 강자로 떠오를수록 견제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의회 관계자 대상 연설에서 “유럽의 자주 국방을 위해 유럽산 군 장비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 전쟁 이후) 미국산 무기와 한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것으로 대응해왔는데, 유럽 방위산업을 발전시킬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주권과 자율성을 구축할 수 있겠는가”라고 미국 외에도 한국 방산 기업을 콕 짚어 견제했다.
지난 4월 영국도 차기 자주포 도입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대신 독일의 차륜형 자주포를 택했고, 노르웨이도 작년 차기 전차 사업에서 한국 K2 흑표 전차 대신 독일 전차를 택했다. 방산 선진국인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 등 국가가 주도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수십 년간 회원국끼리 무기를 거래하는 관행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단순히 제품으로 승부할 수 없는 일종의 ‘외교’ 매듭도 풀어야 한다.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방산 물자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의 높은 수입 의존도도 해결해야 한다. 지난 5월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방 핵심 소재 10종 총 조달 금액 8473억원 중 약 78.9%(6684억원)가 수입품이다. 금속 소재(8종) 중 철강, 구리합금을 제외하고 내열합금, 마그네슘합금은 100%, 타이타늄합금과 니켈·코발트 등은 99.8%, 알루미늄합금은 94.9%를 수입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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