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본고장 무대에 서 꿈만 같아”… 잘츠부르크 축제 데뷔한 클라라 주미 강

김기철 기자 2024. 8. 1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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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주목받는 바이올리니스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서 초청받아 17·18일 모차르트 곡 협연 나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매년 여름 세계 음악 팬들이 앞다퉈 찾는 꿈의 무대다. 전설적 지휘자 카라얀이 키운 이 축제는 세계 최고 지휘자, 연출가, 성악가들이 만드는 오페라와 콘서트로 이름이 높다. 빈 필하모닉이 상주 단체로 연주하고, 아네조피 무터, 그리고리 소콜로프, 예브게니 키신, 언드라시 시프, 다닐 트로포노프 같은 스타들의 연주를 매일같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7)이 17일 아침(현지 시각) 이 꿈의 무대에 데뷔했다. 클라라 주미 강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초청으로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의 ‘모차르트 마티네(낮 공연)’ 협연자로 나섰다. 작년 한국인 최초로 윤한결이 페스티벌 주최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모차르테움 대극장이 무대였다. 모차르트 음악을 위한 성지 같은 이 극장(800석)은 축제 기간 실내악과 교향곡 등 모차르트 음악만 연주하는 마티네 공연을 매주 갖는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협연자로 초청받은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는 정경화, 김영욱 등 극소수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17일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대극장에서 영국 비올라 주자 티모시 리다우트와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협연한 뒤 인사하고 있다. 앤드루 만제가 지휘하는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와 연주했다. /SF/Marco Borrelli

영국 비올리스트 티머시 리다우트(29)와 함께 나선 ‘신포니아 콘체르탄테(협주 교향곡)’가 프로그램이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이어받은 클라라 주미 강의 바이올린은 투명하고 화사했다. 비올라와 대화를 주고받듯 연주를 이끌어갔다. 강하게 선율을 리드하다가도 친구와 속삭이듯 능란한 연주였다. 지휘자 앤드루 만제는 연주에 만족한 듯 미소를 띤 채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는 모차르트가 빈으로 활동 중심지를 옮기기 전인 1779년 잘츠부르크에서 작곡했다. 모차르트가 태어난 집과 주 활동 무대였던 대성당이 걸어서 10분 안팎인 이 극장에서 이 곡을 연주하거나 듣는 쪽 모두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청중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일부는 기립 박수를 보냈다. 옆자리에 앉은 뉴욕 출신 평론가는 “연주가 매우 생생하고 활기 넘친다”고 했다. 클라라 주미 강의 공연 티켓은 일찌감치 동났다. 17일과 18일 이틀 공연 티켓이 매진되자 주최 측은 16일 리허설 티켓까지 팔았는데, 이례적으로 매진이었다.

“어릴 때 극장을 구경한 적은 있지만 모차르트의 자취가 생생한 이 무대에 서게 돼 꿈만 같다.” 공연 직후 만난 클라라 주미 강은 흥분한 표정이었다. “그제 여기서 아네조피 무터의 브람스 협주곡 연주를 보고 감탄했다. 육십 넘어서도 이 축제에 초청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클라라 주미 강은 2010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와 일본 센다이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급성장한 연주자다. 최근 세계 주요 무대에서 자주 모습을 볼 수 있다. 잘츠부르크에 이어 20일은 영국 최대 클래식 축제인 BBC 프롬스 무대에 선다. 2022년에 이어 다시 초청받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주최하고 생중계하는 이 공연은 관객 5000명 넘게 들어가는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린다. 잘츠부르크와 같은 프로그램이다.

활, 총, 칼로 파리 올림픽을 제패한 데 이어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가 현(絃)으로 잘츠부르크와 런던 등 세계 클래식계 심장부를 휘젓는 것이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1920년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극작가 후고 폰 호프만슈탈, 연출가 막스 라인하르트 등이 의기투합해 시작한 여름 축제. 잘츠부르크 출신 지휘자 카라얀이 1956년 예술 감독을 맡아 세계적 축제로 키웠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상주 단체로 오페라와 콘서트를 맡는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1993년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 피리’ 주역 ‘밤의 여왕’을 맡아 화제가 됐다. 7월 19일 개막한 올해 축제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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