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선 주걱, 영화선 총 든… 50대 두 배우, 흥행도 명중

김민정 기자 2024. 8. 1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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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총기 액션 선보인 배우 염정아·차승원 인터뷰
'크로스'의 염정아, '폭군'의 차승원 /넷플릭스, 디즈니+

두 50대 배우가 총기 액션으로 시청자 마음을 ‘탕탕’ 쐈다. 영화 ‘크로스’(넷플릭스)와 드라마 ‘폭군’(디즈니+)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염정아(52)와 차승원(54)이다. 염정아는 ‘크로스’에서 사격 국가대표 출신 형사로 적지에 잠입해 명사수 면모를 선보인다. ‘폭군’에서 차승원은 정중하게 코트를 차려입고 몸에 밴 실력으로 적을 처리하는 은퇴한 요원 역이다. 두 작품은 올 여름 안방 극장의 화제작이다. 최근 각각 만난 두 배우는 자신만의 개성을 바탕으로 ‘롱런’하며 ‘중년 배우’의 새 길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닮아있었다. 각각 미스코리아와 모델 출신으로 시작해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 했고, 생활형 예능을 통해 인간적인 매력까지 보여줬다.

◇세계 1위 오른 중년의 코믹 액션

중년 부부의 액션 영화 ‘크로스’는 남자 주인공 역의 배우 황정민이 “팝콘 무비”라고 소개했던 작품이다. 가볍게 즐길 ‘팝콘’을 찾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공개 첫 주 넷플릭스 세계 1위(비영어 영화 부문)에 오르며 선전했다. 염정아는 “(순위를 보고) 심장이 벌렁벌렁벌렁~”했다며 소회를 전했다. 그가 맡은 ‘미선’은 짧은 머리에 털털하고 중성적인 형사로, 사방에서 총알이 날아드는 적지를 남편 ‘강무’와 뚫고 나간다. 총기 액션이 어울리는 50대 여배우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하지만 배우 본체는 ‘몸치’다. 염정아는 “표정 연기도 액션”이라며 “물을 무서워하지만 작년 영화 ‘밀수’에서 해녀 역할을 했듯 마음만 있으면 다 하게 되더라”고 했다.

'크로스'(위)와 '언니네 산지직송'의 염정아. '크로스'에서 강력계 형사를 연기했다. /넷플릭스·tvN

염정아는 극장가에 이어 올해 OTT에서도 주연을 맡아 성공을 거머쥔 셈이다. OTT 드라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과 tvN 예능 프로 ‘언니네 산지직송’에서도 동시 출연하며 종횡무진 중이다. 도회적이고 쌀쌀한 이미지가 나이 들수록 새로운 길을 열어줘 지금의 성공이 있었다. ‘장화, 홍련’ ‘SKY 캐슬’ ‘외계+인’ 등 안 가리고 꾸준히 한 결과이기도 하다. “배역에 대한 고민은 30대 초반에 무너뜨렸어요. ‘하나라도 잘하는 게 있으면 되지’ 생각했더니 오히려 여러 역할이 오더라고요.”

◇캐릭터 해석 노력으로 나온 ‘임상’

모델로 시작한 차승원도 이제는 대체 불가한 연기파 배우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 ‘우리들의 블루스’ 등 과거 대표작도 많지만 요즘 작품 빈도를 보면 지금이 전성기처럼 보일 정도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을 비롯해 앞으로 출연 예정작이 많다. ‘폭군’에선 존재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인 ‘임상’이라는 인물을 연기해 화면을 장악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촬영 현장에서 애드리브를 하며 캐릭터를 구축하는 배우다. 그는 “‘임상’은 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공무원처럼 일을 수행할뿐 인 인물”이라며 “그 밖의 상황에는 어리숙하고 구겨진 모습이 대비되며 입체적인 인물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감독님과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작품이 제 새로운 얼굴을 찾아줄 때 희열이 든다”고도 했다.

'폭군'(위)과 '삼시세끼'의 차승원. '폭군'에서 비밀 병기를 지키는 요원 역이다. /디즈니+·tvN

차승원과 염정아는 일하고 밥해 먹는 예능 프로에서 활약해 ‘총’ 대신 ‘국자’를 들어도 어울린다. 오랜 시간에 걸쳐 ‘삼시세끼’에 출연해온 차승원은 가수 임영웅과 최근 삼시세끼 신작도 촬영했다. 염정아는 ‘삼시세끼’에 이어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부지런의 아이콘, 리더십 있는 큰언니로 활약 중이다. 차승원은 “배우는 사람을 연구하는 직업이지 않나. 희로애락이 다 녹아있는 삼시세끼를 하면서 느꼈던 수만 가지 감정은 살 수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의 목표는 조심스럽고 소박하다. 염정아는 “그저 앞으로도 오래오래 일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차승원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 이 일을 해나가고 싶다. 계속 변주하고 발전해나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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