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巨野 이끄는 이재명 2기, ‘먹고사는 문제’ 진심인지 지켜볼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전당대회에서 85.40% 지지를 얻어 당대표 연임에 성공했다. 이 대표와 경쟁했던 김두관 후보는 12.12%에 그쳤다. 이 대표와 함께 민주당 지도부를 구성할 최고위원 역시 친명 일색이었다.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를 ‘살인자’라고 했던 전현희 후보는 2위로 당선됐고, ‘명팔이(이재명 팔이)’를 비판했던 정봉주 후보는 초반 선두권에 있다 결국 탈락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이재명 2기 민주당’을 추인하는 이벤트라는 예상 그대로였다. 당원들은 “대통령 이재명”을 연호하는 등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민주당은 이번에 당의 헌법인 강령을 개정해 ‘의회’나 ‘상생’ 같은 표현을 삭제하고 이 대표 개인 브랜드인 ‘기본사회’를 명시했다. 그리고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더 강한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집권 때 국민 분열 비판을 받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 축사에서 “편협하고 배타적인 행태를 단호하게 배격하자”고 말할 정도였다.
그동안 야당 대표는 민생과 국정에서 대통령과 여당에 책임을 돌리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171석에 190석이 넘는 야권 전체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다르다. 예산과 법안 처리부터 연금 및 노동·교육 개혁까지 이 대표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도 가능한 것이 없을 만큼 책임이 막중한 제1 야당 대표다.
이 대표는 지난달 당대표 출마에 이어 이날도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멈춰 선 성장을 회복해야 한다”며 ‘먹사니즘’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그동안 민생보다는 이 대표 방탄과 정쟁으로 일관해왔다. 먹사니즘이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조 편향적인 ‘노란봉투법’ 같은 것이라면 그것은 민생을 가장한 포퓰리즘에 가깝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두 달여 동안 특검법 9건, 탄핵안 7건을 제출했다. 특검법에는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을 수사하는 특검이 있고, 이 대표 등을 수사한 검사 4명의 탄핵안도 포함됐다. 말로는 민생이었지만 실제는 이 대표 보호가 전부였다.
민주당을 민생과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 정당으로 변화시킬 책임이 이 대표에게 있다. 이 대표의 ‘민생 우선주의’가 진심인지, 자신을 지키려는 말장난인지 밝혀지는 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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