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나눔의 집’…존폐 위기 속 역사관 전환 추진
[앵커]
지난 30여 년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였던 '나눔의 집'이 존립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던 할머니들이 모두 고령으로 병원으로 옮겨가면서 텅 비게 된 건데, 이 공간을 역사관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수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생계가 어려웠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불교계를 비롯한 온 국민이 성금을 모아 1991년 문을 연 '나눔의 집'.
지난 30여 년간 '나눔의 집'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역사였습니다.
성금 모금으로 문명금 할머니가 64년 만에 고국 땅을 밟는가 하면.
[고 문명금 할머니/KBS '뉴스9'/99년 2월 : "너무 좋아. 기뻐서 눈물이 자꾸 나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미 하원 마이클 혼다 의원이 찾기도 했습니다.
[마이클 혼다/전 미국 하원 의원/KBS '뉴스9'/07년 11월 : "같이 모여 사시면서 과거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치유하고 그리고 또 (후세에) 가르쳐주고…."]
긴 시간만큼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후원금이 할머니들에게 안 쓰인다는 내부 고발에.
[김대월/당시 나눔의집 학예실장/KBS '뉴스9'/20년 5월 : "무료 양로시설에 준해서 할머니들을 케어하고 후원금 들어오는 거는 법인으로 들어가고…."]
거짓 보조금을 타낸 전 소장은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됐습니다.
한때 할머니 25명의 보금자리였던 나눔의 집.
건강 악화로 남아있던 할머니 3분마저 요양병원으로 옮기면서 이젠 텅 비었습니다.
이미 양로시설은 폐쇄절차가 진행중이고, 생활 공간 등 시설 전체를 보존해 역사관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성화 스님/나눔의집 대표이사 : "어르신들이 남긴 역사적 유물은 이제 잘 보존되고. 아픈 역사지만 존속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가지고…."]
다만, 기존 사회복지법인은 역사관을 운영할 수 없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맡아주지 않는다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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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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