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출정식’ 디데이…대규모 가자 반전 시위는 ‘복병’
바이든·오바마 등 총출동…집회 격화 우려에 보안 강화
해리스, 승부처 ‘선벨트’ 4개주 중 2곳서 트럼프에 앞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정식’이 될 민주당 전당대회가 19~22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전현직 대통령과 민주당 거물들이 총출동해 민주당의 단합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당대회에서는 통상 대선 후보 공식 선출을 위한 대의원 투표, 대선 후보 수락 연설, 부통령 후보 지명 등이 진행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선 약 100일을 앞두고 대의원 과반을 확보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는 전례 없는 사건을 거치면서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부통령인 해리스 후보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이미 공식 지명된 상태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내부 단합을 도모하고 대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당대회의 막을 여는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관심이 쏠린다.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위협을 가하므로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참모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둘째 날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셋째 날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연설한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거물들과 할리우드 스타들도 찬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마지막 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선다.
전당대회 개막을 앞두고 시카고 시내 경비 태세는 한층 강화됐다. 시민사회가 대규모 반전 시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미 대학가를 휩쓴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가 전당대회를 계기로 시카고에 총집결한다. 200여개 단체로 구성된 ‘DNC 행진’은 전당대회 첫날과 마지막 날 팔레스타인 지지를 내걸고 수만명이 모이는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인종차별 반대, 여성 인권, 성소수자 권리 등을 외치는 단체들도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피의 전당대회’라는 오점을 남긴 1968년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 사태의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베트남전쟁 반대 여론이 거셌던 당시 전당대회장 일대에는 학생 등 1만여명이 모여들었고,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경찰의 강경 진압, 주방위군 투입 등으로 인해 유혈 충돌까지 빚어졌다. 당시 민주당에선 현직인 린든 존슨 대통령이 반전 여론으로 인해 재선 도전을 포기한 뒤 부통령인 휴버트 험프리가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시카고 당국은 1968년의 혼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병력을 보강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집회 주최 측은 시카고 당국과 시위·행진 가능 구역을 놓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합주인 남부 선벨트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네바다에서 각각 우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시절에는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선벨트가 해리스 부통령의 추격으로 경합주가 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선벨트나 러스트벨트(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중 어느 한 쪽만 이겨도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날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웃음소리를 공격하는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거듭 내놨다. 민주당 정책을 “마르크스주의”로 규정한 그는 “내가 해리스보다 훨씬 잘생겼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일 미시간, 21일 노스캐롤라이나, 23일 애리조나 등 경합주를 방문해 유세할 예정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쏠린 시선을 분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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