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막강해진 이재명 2기… 윤 대통령에 영수회담 제안
최고위원 5명 강성·친명色 강해
李, 대권행보 밑그림 작업 본격화
먹사니즘 앞세워 중도확장 시동
"상속세 배우자·일괄공제 올려야"
사법리스크, 정권탈환의 큰 변수
■연임 성공 이재명, 대권가도 가속화
이 대표는 2년 전 21대 국회에서 처음 당대표 자리에 오른데 이어,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당내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경쟁자로 나선 김두관 후보는 누적 득표율 12.12%, 김지수 후보는 2.48%에 그쳤다.
이 대표가 당내 '대권 경쟁자'가 없는 유일무이한 유력 대선주자인 만큼, 민주당 새 지도부는 이 대표의 대권 행보 밑그림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견제 세력이자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정부의 실정을 정조준하는 '강공 일변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연임이 확정된 후 '취임 일성'으로 윤 대통령에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총선 직후 영수회담을 국민께서 기대를 갖고 지켜보셨지만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웠다"며 의제 제한 없는 만남을 요청했다.
쟁점 현안인 채상병(해병대원) 특검법의 경우 여당 제안을 일부 받아들이는 '줄다리기'를 하면서도, 각종 특검에 주도권을 세게 쥘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채상병 특검 관련 '허심탄회한 논의'를 제안했다.
■'먹사니즘' 민생 드라이브
이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지며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민생 주도권을 두고 한동훈 대표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총선 공약이기도 했던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다시 추진하는 한편, 고금리·고물가 상황의 민생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에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이날도 한 대표에게 "장기화 되는 내수 부진을 타개할 방안에 대해 의논하자"며 정책 경쟁을 예고했다.
최근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대권주자로서 '중도층 끌어안기' 행보도 강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세금이 중산층을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며 상속세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 대표는 "상속세율을 인하하는 것은 반대한다"면서도 "배우자공제나 일괄공제 금액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입법 독주·사법리스크는 '변수'
하지만 이재명 2기 민주당이 '입법 독주' 모양새를 유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딜레마'도 존재한다는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입법 주도권'과 '입법 독주'는 다른 개념"이라며 "법안을 단독 처리하는 독단적 이미지가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민주당 정권 탈환의 길에 가장 큰 변수로 여겨진다. 다만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단합력을 공고히 다진 만큼,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율 교수는 "민주당 일극체제의 핵심은 9월 말 10월 초에 있을 수도 있는 공직선거법 1심 재판 결과"라며 "이때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이후 상황을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일극체제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으로는 김민석, 전현희,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 후보(득표율순)가 당선됐다. '명팔이' 논란을 빚은 정봉주 후보는 6위에 그쳐 탈락했다. 최고위원단 역시 강성 친명계 의원들로 구성된 만큼, 이재명 2기 체제는 '선명한 야당'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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