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쪼그라든 비주류, 김두관 12%... 2년전 박용진은 22%
8·1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이재명 대표 당선은 상수(常數)였고, 비주류 진영을 대표해 출마한 김두관 후보가 어느 정도 득표력을 보여줄지가 관심이었다. 2년 전 당대표 경선 때 이 대표는 77.77%, 그와 맞붙은 비주류 후보 박용진 전 의원은 22.23%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 경선에서 이 대표 득표율은 85.4%로 올랐지만, 김 후보는 12.12%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청년 세대 대표주자로 나선 김지수 후보 득표율은 2.48%. 비주류 진영 득표율은 2년 전 당대표 경선 때와 비교해 7.63%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비명횡사’란 말이 나온 22대 민주당 총선 공천을 거치면서 크게 위축되면서 민주당에서 주류 세력을 견제할 유의미한 비주류 세력이 사실상 소멸 국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선 “현재의 민주당 체질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 대표가 당대표 연임에 나서는 등 친명 독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에 제동을 걸겠다고 나서는 목소리가 전무한 상황이다. 애초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비명계 일부 인사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손들고 나선 이는 없었다. ‘이재명 추대식’으로 치러질 것이란 예상이 만연한 상황에서 대적 자체가 안 될 것이라 보고 접은 것이다. “이재명 대관식에 들러리를 서게 될 것”이라며 김두관 후보 출마를 만류하는 목소리도 적잖았다. 결과적으로 김두관 후보가 ‘이재명 일극 체제’를 견제할 만한 유의미한 득표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재명 대표 연임의 명분만 더해준 셈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강병원·박광온·박용진·송갑석·윤영찬 전 의원 등 지난 총선 때 낙천·낙선한 민주당 전직 의원 10여 명이 ‘초일회’라는 이름의 모임을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모임을 하기로 했다. 한 초일회 회원은 “현재 당내 상황에 대한 우려와 평가를 공유하고 있다”며 “당장 선거 같은 정치적 이벤트는 없지만 조만간 토론회, 강연 등의 일정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최근 복권돼 정치 활동이 가능해진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게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다. 김 전 지사가 연말쯤 귀국하면 친문·비명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 측 인사는 “이 대표든 김 전 지사든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성과가 필요한 것”이라며 “김 전 지사가 그런 준비가 돼 있는지, 비주류 진영이 그런 조직적 성과를 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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