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명’ 기조 속 흥행 실패…‘명심’ 논란만 남겨
최고 후보들 ‘명심 잡기’ 사활
친명과 먼 인사 ‘야유’받기도
더불어민주당의 8·18 전당대회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으로 시작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 마무리됐다. 대표 경선이 사실상 무의미해지면서 전당대회 흥행 효과는 보지 못했다. 최고위원 경선도 당 운영과 비전 경쟁보다 ‘이재명 대표를 누가 더 잘 뒷받침할 수 있느냐’에 치우쳤다는 평가가 많다.
전당대회는 경선의 규칙을 정하는 단계부터 이 대표를 위한 ‘연임 길 터주기’ 논란을 겪었다. 민주당은 지난해 당헌·당규를 개정해 대의원 표 비중을 낮추고 권리당원 권한을 확대했다. 대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당대표의 사퇴 시한을 선거일 1년 전까지로 규정한 당헌·당규도 바꿨다. 당초 이 대표가 2027년 3월 대선에 출마하려면 2년 임기 만료 전인 2026년 3월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규정 손질로 대표직 사퇴 시한을 늦출 수 있게 됐다.
지난달 10일 이 대표의 출마 기자회견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너나없이 ‘이재명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이재명 곁을 지키는 수석 변호인”(전현희 최고위원), “당대표와 협력해 집권 준비를 담당할 집권 플랜 본부장”(김민석 최고위원) 등 출사표부터 친이재명(친명) 노선을 강조했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재명이네마을(이 대표 팬카페)에 글을 남겨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친명과 거리를 둔 인사들에게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두관 당대표 후보는 다양성을 강조했으나 “그만하라”는 야유를 받았다.
이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을 비판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사퇴 압박을 받았다. 이날 전당대회 현장에서도 정 후보 연설 도중 “사퇴하라” “그만해” 등 야유가 쏟아졌다. 일부 당원은 ‘분열자 정봉주 민주당 탈당하라’ 등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경선 초반 최고위원 1위를 달리던 정 후보는 이날 최종 결과에서 탈락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0일 제주를 시작으로 지난 17일 서울까지 주말마다 지역순회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당대표 후보 토론회(5회)와 최고위원 후보 토론회(1회)도 개최했다. 하지만 흥행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기준으로 7월 3~4주 민주당 지지율은 27%로 국민의힘(35%)에 2주 연속 8%포인트 차로 뒤졌다. 양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지며 ‘전당대회 흥행 실패’ 분석이 나왔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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