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또 그 '입' 때문에…'명팔이' 논란 극복 못하고 끝내 최고위원 낙마

이재호 기자 2024. 8.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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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경선 6위 이후 누적 득표에서 5위 이언주 의원에 0.6%차 밀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원외인사인 정봉주 전 의원이 결국 고배를 마셨다.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발언이 막판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 전 의원은 최종 11.7%를 득표해 최종 순위 6위로 5명을 뽑는 최고위원에 들지 못했다. 5위인 이언주 의원과 격차는 불과 0.6% 차였다.

앞서 지난달 20~21일 시작된 제주·인천·강원·경북·대구 지역 경선에서 정 전 의원은 원외 인사라는 한계가 있음에도 1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사람들이 나더러) 아픈 손가락이라고 한다"며 스스로 성과를 자평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공천 취소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지난 공천 취소가 정 전 의원의 '목발 경품' 발언 논란 및 거짓 사과 등의 이유로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의 지도부 입성이 당에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당 내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재명 전 대표와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나선 김민석 의원이 4위에 머무른 것도 이례적이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20일 본인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김민석 의원을 초대해 "(표가 왜 안나오는지) 좀 이해가 안된다"는 뜻을 내비쳤고 결국 울산 경선부터 김 의원이 1위로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난 8일 정 전 의원과 가까운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SBS 라디오 정치쇼 '본방불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대해 (정봉주 후보가) 상당히 열 받아 있다"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정 전 의원의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전 의원은 이어 정 전 의원이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조그만 비판도 못 참는다. 행정가 출신이라서 그렇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 표본이 윤석열이다. 최고위원회에 두세 명 자기 사람 넣어서 소꿉놀이하면 또 (대선에서) 진다. 대통령 못 된다"는 발언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민주당 당원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자 정 전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단합을 위해 '이재명 팔이'하며 실세 놀이하는 무리들을 뿌리 뽑겠다"며 "당 내부 암덩어리인 '명팔이'들을 잘라내야 한다"고 말해 '명팔이'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이어 "지금처럼 '이재명팔이' 무리들을 방치한다면 통합도, 탄핵도, 정권 탈환도 어렵다"며 "이들은 이재명을 위한다며 끊임없이 내부를 갈라 치고 경쟁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당을 분열시켜왔다. 이재명 이름 팔아 호가호위 정치, 실세놀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16일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대통령이 안 된다'고 이야기했냐 묻는다. '예' 했다. 이 후보와 함께해 온 그 기나긴 세월, 쌓여온 믿음과 애정이 있는데 저에게 왜 이렇게까지 할까 섭섭함도 있었다"며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사석에서의 이야기가 전해지다 보니 진의가 과장된 측면도 있다”며 “제 본심은 오직 민주당에 대한 충정과 이재명 후보에 대한 애정"이라며 "민주당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인 이 후보를 지켜야 한다는 애정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이 이재명 전 대표를 둘러싸고 있는 실세인 소위 '명팔이'를 강한 어조로 비난하며 상황 반전을 노렸으나, 17일 치러진 서울 지역 경선에서 8.61%를 득표, 최고위원후보 중 6위로 밀리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날 결과로 누적득표 역시 김민석‧김병주 의원에 이어 3위로 밀렸고 이후 18일 전당대회에서 순위를 회복하지 못한 채 최고위원 선거에서 낙마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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