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여파…국내 제조업 경기 전망 ‘역대급 하락’
2년2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
국내 제조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업황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가 2년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종은 기준치를 웃돌았지만, 내수 부진에 따라 대부분 업종에 부정적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18일 발표한 국내 제조업 경기 PSI 자료를 보면 8월 업황 PSI는 101로, 전월(113)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PSI가 100이면 전월과 같다는 뜻이다. 100을 넘으면 전월보다 긍정적 응답이, 반대로 100을 밑돌면 부정적 응답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황 PSI는 기준치(100)에 근사해 전월과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이지만, 하락폭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업황 PSI가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건 15포인트 떨어진 202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재고 수준을 제외한 내수·수출·생산 수준·채산성 등 대부분 항목에서 전월보다 크게 낮아졌다. 특히 내수 PSI는 97로 6개월 만에 기준치를 밑돌았다. 수출(111)과 투자액(101) 역시 3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고, 생산 수준은 105로 하락 전환했다. 채산성(102) 역시 전월에 이어 하향세를 유지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휴대전화·자동차·조선을 제외한 대다수가 전월보다 낮아졌다. 주력 업종인 반도체(150)는 전월보다 24포인트, 디스플레이(113)는 22포인트 하락했다. 화학(88), 바이오·헬스(94), 섬유(94)는 전월보다 각각 30포인트, 28포인트, 13포인트 떨어지며 기준치 미만으로 돌아섰다.
9월 전망도 좋지 않았다. 9월 업황 전망 PSI는 104로, 전월(110)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업황 전망 PSI가 110 미만으로 떨어진 건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전망 PSI를 끌어내린 것 역시 내수였다. 내수는 전월보다 8포인트 하락한 99로 8개월 만에 기준치 밑으로 떨어졌다. 수출은 전월보다 10포인트 낮아진 109로 집계됐다. 세부 업종별 전망 PSI를 보면, IT나 조선은 기준치를 웃돌았지만 자동차·화학·섬유·기계·디스플레이 등 다수 업종은 기준치를 밑돌았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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