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비용 절반 안 내놓으면 회사 앞에서 1인 시위” 헤어진 여친 협박한 30대 男 벌금형

법원 “교제 기간 지출한 비용을 피해자가 정산해줘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청주지법 전경. 연합뉴스

데이트 비용 절반을 정산하라며 헤어진 여자친구를 협박하고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된 30대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김경찬 부장판사는 공갈 및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3)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9월 헤어진 여자친구 B 씨에게 "데이트 비용 절반을 주지 않으면 너희 회사를 찾아가 1인 시위를 하겠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가 돈을 보내지 않자, A 씨는 실제로 회사에 찾아가 정산을 요구했고, 결국 B 씨가 A 씨에게 2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B 씨의 주거지에 찾아가 기다리는 등 6번에 걸쳐 반복적 스토킹을 한 혐의도 받는다.

A 씨는 재판에서 "단순한 연인 간 다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는 "교제하는 동안 지출한 비용을 피해자가 정산해줘야 할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피해자를 찾아갔기 때문에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며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점, 스토킹 행위의 횟수와 빈도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