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 본지 얼마 됐다고”…서학개미, 기술주 3배 레버리지 몰빵
고위험 레버리지ETF 집중매수
테슬라2배 투자 33%는 한국인
반도체3배 추종 SOXL도 24%
“변동성 커 손실위험 우려도”
18일(현지시간) 미국 자산운용사들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를 종합하면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레버리지 ETF 중 총 자산 대비 한국 투자자 보유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디렉시온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TSLL)로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 에 달했다.
테슬라 주가를 2배로 따르는 TSLL 은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네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기준 시점은 미국 나스닥100 지수가 연고점을 찍은 후 변동성을 키우며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달 10일 이후부터 시장 반등이 이어진 지난 16일까지다.
이밖에 국내 투자자 비중이 높은 레버리지 종목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따르는 ‘디렉시온 반도체 3배 ETF’(SOXL)와 ‘디렉시온 미국 만기 20년 이상 장기 국채 3배 ETF’(TMF)로 비중이 각각 24%, 23%다.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품인 TSLL 이나 NVDL 의 경우 뉴욕증시 출시 시기가 각각 지난 2022년 8월, 2022년 12월로 운용 이력이 짧음에도 한국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일례로 엔비디아 주가를 2배로 따르는 ‘그래닛셰어스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ETF’ (NVDL)는 국내 투자자 보유 금액 비중이 18%에 달한다. 해당 종목은 지난 달 중순까지만 해도 국내 투자자 해외주식 보관 금액 순위가 22위였지만 이달 16일 기준 17위까지 뛰었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에서는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를 1.75배로 따르는 ‘데피앙스 데일리 타깃 1.75X 롱 마이크로스트래티지 ETF’(MSTX)가 출시됐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의 1% 이상인 22만6500개를 보유해 단일 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로 알려져있다.
MSTX는 상장 후 2거래일 간 1.56% 상승률을 기록해 당장은 시세 급등락이 감지되지 않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당 ETF가 비트코인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16일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해당 ETF 기초 자산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은 90거래일 변동성이 약 97%로 테슬라(66%)나 엔비디아(63%)보다 높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따르는 ETF 인 ‘SPDR S&P500 트러스트’(SPY·14%)의 7배에 달한다.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주가 변동성이 큰 개별 기업 관련 종목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MSTX 매수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실제 지난 16일에는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을 24만5000주 신규 매수하는 한편 지난 해 3분기 신규 투자한 코인베이스 주식은 보유 주식 중 2만3956주를 일부 매도했다고 밝혀 관심을 끈 바 있다.
다만 예탁결제원 데이터는 현지 시차와 결제 시차에 따라 통상 2거래일 이후 집계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국내 투자 내역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레버리지 ETF 는 전반적으로 고수익 기회 만큼이나 손실 위험이 크다. 반도체 3배 레버리지인 SOXL 의 경우 지난 달 10일 연중 최고점을 찍은 후 이달 16일까지 42% 급락했다. 같은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아이셰어스 반도체 ETF’ (SOXX)가 같은 기간 13%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이밖에 TSLL과 NVDL 도 같은 기간 37%, 21% 급락했는데 이는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각각 18%, 8% 떨어진 것에 비해 낙폭이 크다.
반면 미국 장기 국채 3배 레버리지인 TMF 는 지난 달 10일 이후 이달 16일까지 약 15% 올라 같은 기초 자산을 단순 추종하는 ‘아이셰어스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TLT)가 같은 기간 5% 오른 데 그친 것에 비해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해당 기간 미국 기준금리 9월 인하론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미국 장기 국채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레버리지 ETF 는 매수·매매 시점에 따라 투자 손익률이 크게 엇갈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단기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이 손실 위험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비덴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암리타 난다쿠마르 대표는 “금융업계 종사자로서 특히 개별 기업 한 종목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 는 장기 투자가 아닌 단기 거래 수단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최근 언급했다.
금감원은 최근 “해외 레버리지 ETF 투자시에는 장기로 갈수록 복리 효과로 인해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2022년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승인한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도 “특별한 위험을 안겨준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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