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기, 대치 정국 향배는?…영수회담 제안에도 대립 가능성 여전

박용하 기자 2024. 8. 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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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스튜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준비하고 있다. 2024.08.06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의 8·18 정기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여야 대치 정국에 끼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 대표는 향후 국정조사 등 강경책으로 재의요구권(거부권)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다만 이날 수락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한 만큼 특별검사법과 민생 입법 추진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향후 정국 구상과 관련해 “민생 경제 대응과 관련된 부분들이 한 축이고 또 하나가 대여 투쟁”이라며 “이 두 가지의 균형 잡기가 현재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와 여권에 대한 압박 공세를 이어가면서도, 민생 입법에서 실질적 성과를 얻는 방안을 강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대치를 반복해 온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두고 여야 협의의 활로가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한 대표에게 대표회담을 제안하면서 그가 거론해온 ‘제3자 추천’ 방식도 포함해 ‘열린 논의’를 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 도입을 전제로 실체 규명이 가능한 대안을 논의하자는 취지다.

이 대표는 한 대표의 특검법 발의를 기다린 뒤, 협의를 거쳐 10월 국정감사 전 처리를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특검법의 추진 과정에서도 이 대표가 내는 메시지의 강도가 야당 지지층 여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향후 영수회담과 여야정 협의체 설치 성사 여부에도 이 대표 의중이 작용하게 된다. 그는 이날 “정치를 살려 국민께 희망을 드려야 한다”며 윤 대통령께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총선 직후 영수회담을 국민께서 기대를 갖고 지켜보셨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웠다”며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의제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2기’ 체제에서도 대립은 피할 수 없을 거란 전망이 많다. 윤 대통령의 반복된 거부권 행사와 야당 반발 등 대치 정국은 계속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각종 특검법 추진과 국정조사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민주당은 특검법과 함께 다수의 청문회를 추진했지만, 청문회는 증인 출석을 강제할 수 없어 의혹 검증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때문에 민주당은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는 국정조사를 복안으로 삼아왔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는 각오로 (특검법 추진 등을) 계속해나가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의 일부라도 찾아내고, 이를 통해 특검을 다시 밀어붙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조사에서 의혹에 대한 실체적 접근이 이뤄져 대통령 비판 여론이 결집되면 여당도 ‘특검 반대’로 일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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