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재명 2기 체제, 당내 민주주의와 협치 주도가 최대 과제
이재명 전 대표가 18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 대표는 85.4%라는 역대 최고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대표를 연임하는 건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함께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의원 등 친명계가 대거 당선됐다. 친명 색채가 한층 짙어진 이 대표 2기 체제가 들어선 것이다.
이 대표 2기 체제 민주당의 가장 큰 과제는 민생과 개혁이다. 국회 과반 의석을 점한 정당으로서 당면한 민생·경제 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능동적으로 내놓고, 연금개혁·기후위기·지방소멸 등 국가적 의제의 대안도 책임 있게 제시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권력 사유화, 방송장악, 뉴라이트식 역사 뒤집기 같은 퇴행에 단호하게 맞서야 함은 물론이다.
민생·개혁을 위해서도 필요한 게 정치 복원이고 협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민주당이 발의한 노란봉투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 발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게 벌써 21번이다. 윤 대통령이 야당 도움 없이는 무엇 하나 입법할 수 없듯이 민주당 역시 여당과의 협치 없이는 아무런 성과를 낼 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의 교착 속에 야당 단독 발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되풀이됐고, 민생·개혁 입법은 멈춰섰다. 그 일차적 책임은 윤 대통령의 ‘불통 국정’에 있지만 국회 운영을 주도하는 야당 책임 역시 적다고 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정치 복원이 민생이요, 개혁이라는 자세로 협치에 나서야 한다. 이 대표가 이날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제안한 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이 첫 단추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대표의 당내 과제는 당내 민주주의다. 민주 정당은 다양성이 숨쉬는 정당, 토론을 통해 이견을 좁히는 정당이다. 다양한 의견을 용광로처럼 녹여내는 정당이야말로 강한 정당이다. 지금 민주당 모습은 어떤가. 이 대표와 다른 생각을 말하면 강성 지지층이 집단으로 공격하는 배제의 정치가 일상이 됐다. 강성 지지층에 둘러싸인 당은 민심과 괴리가 생기고, 정치적 확장에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는 이날 이 대표가 주창한 유능한 민생정당이 되기 힘들다. 이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가 수권정당으로 가는 첫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추석 의료 대란 없었던 이유…“응급실 의사 70%,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
-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김영선, 당선 후 명태균에 6300만원 건넨 정황
- ‘황재균♥’ 지연, 이혼설 속 결혼 반지 빼고 유튜브 복귀
- 9급 공채, 직무 역량 더 중요해진다···동점 시 전문과목 고득점자 합격
- ‘퇴실 당하자 홧김에…’ 투숙객 3명 사망 여관 화재 피의자에 영장 신청 예정
- 일론 머스크 말처럼…사격 스타 김예지, 진짜 ‘킬러’로 뜬다
- 타자만 하는 오타니는 이렇게 무섭다…ML 최초 50-50 새역사 주인공
- 혁신당,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에 “대통령실 왜 아무 말 없냐”
- 당기면 쭉쭉, 보이는 건 그대로…카이스트가 만든 ‘꿈의 디스플레이’
- ‘삐삐 폭발’ 헤즈볼라 수장, 이스라엘에 보복 선언 “레드라인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