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돈잔치` 은행… 급여만 올리지 말고 예금금리도 인상하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 연합뉴스

시중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직원들에게 평균 6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6050만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하면 월 급여가 1000만원에 달한 셈이다. 삼성전자, 현대차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평균 6700만원을 지급해 가장 많았다. 게다가 주요 금융지주들의 돈잔치는 더 심한 편이었다. 5대 금융지주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8500만원에 달했다. 우리금융지주가 1억원에 육박해 금융지주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일부 은행에선 은행장보다 높은 급여를 받은 직원들도 있었다. 하나은행 퇴직자 5명은 각 10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아 이승열 은행장(9억100만원)보다 많았다. 과도한 '이익 나눠먹기'가 아닐 수 없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것이 높은 급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역대 최대 실적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커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축소하라고 압박하자 시중은행들은 속속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주담대 금리는 한달새 1%p 넘게 뛰었다. 눈만 뜨면 오르는 격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대출금리를 올리면 그에 상응해 예금금리도 올리는게 상식이건만 현실은 딴판이다. 이러니 예대마진 폭은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은행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결국 은행들 주머니만 두둑해지는 모양새다. '은행 횡재세'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대출금리는 쭉쭉 올라 차주(借主)들은 한숨을 쉬고 있는데, 은행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 이자장사를 벌이고 있다. 당연히 은행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다. 은행 측은 "직원들 노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라며 "연봉을 많이 줘야 우수인재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이 상품·서비스 혁신이 아닌, 단순 예대마진으로 떼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잘 안다. 은행권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급여만 올리지 말고 예금금리도 마땅히 인상해야 한다. 이것이 상식이고 상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