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연장혈투 '마침표'… 초대 챔프에 '장타의 여왕' 배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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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치열한 승부 끝에 웃은 선수는 배소현(30)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154번째 출전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배소현이 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배소현은 18일 경기도 안산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6680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에서 3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서어진(23)을 꺾고 감격의 초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배소현은 올해 5월 자신의 정규투어 154번째 출전 대회였던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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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3R 황유민·서어진과 동타
황, 18번홀 1차 연장전서 탈락
서, 3차연장서 버디퍼트 빗나가
배, 3개월만에 시즌 2승 고지 밟아
연장전은 혈투였다. 배소현, 황유민, 서어진은 나란히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해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특히, 배소현과 서어진은 지난 2라운드부터 계속 혈투를 벌였다. 이날도 두 선수는 나란히 4언더를 기록했다. 1차 연장전에서 황유민이 고배를 마시고 최종적으로 남은 두 명도 이들이었다.
2차 연장전에서 티샷은 배소현이 거리나 정확도에서 우위였다. 하지만 서어진의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이 터지면서 버디 기회를 잡자, 이에 질세라 배소현이 먼저 퍼팅에 성공하며 버디를 낚았다. 서어진 또한 버디 퍼팅을 성공하며 승부는 다시 3차 연장으로 넘어갔다.
3차 연장전에서 두 선수의 티샷이 안정적으로 나아가며 승부는 퍼터 싸움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러프에 빠진 공을 배소현이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으로 빼내며 공을 서어진보다 더 가까이 붙였다. 서어진이 버디 퍼팅에 실패하며, 퍼팅을 성공시킨 배소현이 마침내 생애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배소현은 올해 5월 자신의 정규투어 154번째 출전 대회였던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거뒀다. 이 대회서 우승하기 전까지 무려 153차례나 대회에 출전하고도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선수다. 지난 2010년 데뷔했지만, 우승은커녕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다. 시드를 지키지 못해 시드전을 다시 치르거나 드림투어로 내려가는 일도 다반사였다.
지난해에도 상금랭킹 35위로 중위권 성적에 그쳤던 배소현은 그러나 만 30세가 된 올해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KLPGA투어에서 그 누구보다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 치는 선수로 손꼽힐 만큼 변신했다. 특히 배소현은 드라이버 비거리가 최근 2년 동안 눈에 띄게 늘어나 '회춘샷'이라며 후배 선수들한테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배소현의 상승세는 이번 대회까지 이어졌다. 성숙한 배소현의 기량이 가장 잘 드러났다. 배소현은 둘째날 10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르며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무려 10타를 줄인 배소현은 중간합계 11언더파 133타를 기록하며 최가빈, 서어진과 공동 선두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10언더파는 이번 대회의 코스레코드를 무려 2타차로 경신한 것이다. 종전 기록은 2014년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나온 허윤경의 8언더파 64타다. 서어진과의 경쟁이 시작된 것도 이 시점에서부터였다.
우승 직후 배소현은 "연장전까지 와서 우승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 더워서 쉽지 않았다"라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2부 투어 때 연장전에서 져 본 기억이 있다.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우승을 만든 어프로치 샷에 대해서는 "러프에서 어프로치는 이번주 내내 괜찮아서 자신있게 플레이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저는 주니어 시절 잘 치지 못했고, 2부 투어 때부터 한단계 올라가는 늦깎이 선수인데 저 같은 선수를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황유민은 1차 연장전에서 탈락하며 3위를 차지했다. 현재 KLPGA투어는 이예원과 박현경이 3승씩을 기록하고 있고, 박지영과 배소현이 시즌 2승으로 뒤를 따르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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