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금리 인하의 역설, 불법사채 年10조 썼다 [법정최고금리 인하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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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0%로 떨어진 5년 새 불법 사채 이용 규모가 6조8000억원(2017년)에서 10조4000억원(2022년)으로 3조6000억원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책금융 등 금융소외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시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이자 제한으로 공급이 줄면 시장의 논리에 따라 불법 사채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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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융 이용규모 3조6천억 급증
대부업체는 수익 줄자 대출 제한
돈줄 막힌 서민들 음지로 몰린듯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0%로 떨어진 5년 새 불법 사채 이용 규모가 6조8000억원(2017년)에서 10조4000억원(2022년)으로 3조6000억원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포용금융 실현을 위한 법정 최고금리 인하정책이 오히려 '급전'이 필요한 금융소외계층을 법의 테두리 바깥으로 내몬 '역설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불법 사금융 시장 이용자 수는 2배로 늘어나고, 반대로 대부업 이용자 수는 147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부업 시장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밀려난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금융감독원의 '2017~2022년도 불법 사금융 시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7년 6조8000억원 규모로 추정됐던 불법 사금융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7조1000억원으로 불어난 뒤 2019년 8조4000억원, 2020년 9조5000억원, 2021년 10조2000억원, 2022년 10조4000억원 등으로 커졌다.
금감원이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불법 사금융 시장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2018년부터 진행한 불법 사금융 실태조사는 2019년 이후 공개된 적이 없다. 본지가 실태조사 결과를 직접 입수하면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불법 사금융 이용 실태가 처음 공개된 것이다.
불법 사금융 이용자 수는 같은 기간 2배 증가했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41만명가량이던 불법 사금융 이용자 수는 2022년 82만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첫 조사에서 52만명으로 추정됐던 불법 사금융 이용자 수는 2018년 11만명 감소를 보인 뒤 2019년 56만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후 2020년(71만명)과 2021년(76만명)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등록 대부업체 이용자 수도 급격히 줄었다. 2017년 247만명이던 대부업체 이용자 수는 2022년 99만명으로 감소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체의 수익은 악화되는 가운데 조달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일부 대부업체들은 신규대출을 중단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등록 대부업체 수도 감소세"라고 말했다.
이 같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불법 사금융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은 최고금리 인하 논의 과정에서도 이미 제기됐다. 정책금융 등 금융소외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시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이자 제한으로 공급이 줄면 시장의 논리에 따라 불법 사채시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철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은 "최고금리의 추가적인 인하는 역설적으로 불특정다수의 대출 수요자들이 시장 기회조차 잃게 됨으로써 또 다른 형태의 금융소외가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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