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명'은 안됐지만…민주당 또다시 '이재명'으로
역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었다.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재명 후보가 선출됐다. 민주당 역사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첫 연임 대표다.
민주당은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85.40%의 득표를 얻은 이 대표가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뒤이어 김두관 후보는 12.12% 김지수 후보는 2.48%를 기록했다.
예견된 결과였다. 이 대표와 김두관·김지수 후보간 격차는 70% 이상으로, 말 그대로 이 전 대표의압승이었다. 지난 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미 이 대표의 누적 득표율은 80%를 훌쩍 넘기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당대표 경선 역사상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대표의 득표율 85.40%는 본인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기도 하다. 대선 경선까지 포함한 최고 득표율은 이 대표가 지난 2022년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기록한 77.77%다.
다만, 권리당원의 누적 투표율은 과반을 넘기지 못했다. 지난 17일까지 당대표 경선에 참여한 온라인투표 참여율은 전체 권리당원의 30.54%에 불과했다. 약 120만명의 권리당원 중 37만 2652명에 그쳤다.
민주당에서 당대표 연임은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대표가 압도적 차이로 연임에 성공하면서 당내 주도권을 더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주당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당의 강령과 당헌·당규 개정을 확정하면서 이재명 지도부의 장악력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당 강령에 이 대표의 대표적 브랜드 정책인 '기본사회'를 담기로 결정했다. 또한 당의 공천 결정에 불복한 후보자의 경우 10년간 모든 공직선거에 출마를 제한하는 당헌 개정안도 채택했다.이 대표가 강조해온 '당원 중심주의'도 강령 개정안에 추가됐다.
이 대표의 '기본사회'라는 대표 정책과 '당원권 강화'라는 이념을 담은 것에 이어 '공천 불복'에 대한 제재를 확대한 것으로 새로운 민주당 당 지도부와 함께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리더십이 한 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이재명 지도부에게는 산적한 과제가 놓여있다. 야당으로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면서도 '거부권 정국'에서 꼬인 민생 과제를 풀어내야 한다. 또한 당심 뿐 아니라 중도층 민심을 모아 대선 승리의 기틀을 마련하는 숙제도 있다. 이 대표가 견제와 타협 그리고 중도 확장성에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고위원도 '친명 일색' 5명 모두가 친명계…'이재명의 민주당' 완성?
이재명 신임 당 대표와 함께 당을 이끌어갈 최고위원으로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의원(득표 순)이 선출됐다. 5명 모두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으로 선출되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이 대표의 지지를 등에 업은 김민석 의원이 18.23%로 최종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 체제에선 정책위의장과 4·10 총선 상황실장을 맡았다. 22대 국회의장 후보 선거 이후에는 민주당의 당원권 강화를 주장했으며 이 대표가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어 전현희 의원이 15.88%로 2위를 차지했고, 이어 한준호(14.14%)·김병주(13.08%)·이언주(12.30%) 의원이 뒤를 이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선거 과정 내내 '명심 마케팅'에 집중하며 친명을 자청했다. 2위를 기록한 전현희 의원(3선·서울 중·성동갑)은 문재인정부 시절 제7대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냈으며 출마의 변으로 이 대표의 '수석 변호인'을 자처한 바 있다.
3위를 기록한 한준호 의원(재선·고양시을)은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이 대표의 대선 후보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바 있다. 4위 김병주(재선·남양주을) 의원은 4성 장군 출신으로 "이재명과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마지막으로 이언주 의원(3선·용인 정)은 지난 총선에서 이 전 대표 권유로 민주당에 복당해 경기 용인정에 당선된 바 있다. 유일한 원외인 정봉주 후보는 당초 최고위 안정 당선권 안에 들었으나 '명팔이' 논란으로 당내 반발 여론이 거세지며 최고위원에 낙선했다.
민주당은 전국 순회 경선 결과에 대의원 투표 14%(온라인), 권리당원 투표(온라인·ARS) 56%, 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했다.
[박정연 기자(daramj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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