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막강해진 이재명 2기… 먹사니즘 앞세워 중도 확장 시동
최고위원 5명 강성·친명色 강해
李, 대권행보 밑그림 작업 본격화
9말10초 공직선거법 1심 판결
차기 정권탈환에 가장 큰 변수
■연임 성공 이재명, 대권가도 가속화
이 대표는 2년 전 21대 국회에서 처음 당대표 자리에 오른데 이어, 이날 전국당원대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당내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 22대 총선을 통해 대거 국회에 입성한 친명계가 최대 계파로 떠오른 데다, 이 대표의 강력한 팬덤을 고려하면 사실상 연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 대표가 당내 '대권 경쟁자'가 없는 유일무이한 유력 대선주자인 만큼, 민주당 새 지도부는 이 대표의 대권 행보 밑그림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견제 세력이자 수권정당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정부의 실정을 정조준하는 '강공 일변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 대표는 윤 정부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거침없는 공세를 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게 국민 여론에도 부합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쟁점 현안인 채상병(해병대원) 특검법 처리에 있어서도 여당 제안을 일부 받아들이는 '줄다리기'를 하면서도, 각종 특검에 주도권을 세게 쥘 예정이다. 특검 외에도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 국회 권한을 십분 활용해 여권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먹사니즘' 민생 드라이브
이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지며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민생 주도권을 두고 한동훈 대표 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총선 공약이기도 했던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다시 추진하는 한편, 고금리·고물가 상황의 민생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에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또한 최근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대권주자로서 '중도층 끌어안기' 행보도 강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대표 2기 체제에서는 민생 드라이브를 굉장히 강력하게 걸고 들어올 것"이라며 "노선도 중도 지향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회 내 카운터파트인 한 대표와의 관계의 경우, 협치와 대치의 '한 끝'이 한 대표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평론가는 "한 대표는 이 대표와 손을 잡고 협치를 선언하는 방안, 이전 처럼 범죄 집단으로 취급하며 싸우는 방안, 사안 별로 손을 내미는 방안 등 세 가지 길이 있다"고 부연했다.
■입법 독주·사법리스크는 '변수'
하지만 이재명 2기 민주당이 '입법 독주' 모양새를 유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딜레마'도 존재한다는 평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입법 주도권'과 '입법 독주'는 다른 개념"이라며 "야당이 법안을 계속 단독 처리하는 독단적 이미지가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민주당 정권 탈환의 길에 가장 큰 변수로 여겨진다. 다만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단합력을 공고히 다진 만큼, 당 전체가 정부와 검찰과 더욱 각을 세우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율 교수는 "민주당 일극체제의 핵심은 9월 말 10월 초에 있을 수도 있는 공직선거법 1심 재판 결과"라며 "이때 혹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이후 상황을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일극체제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 역시 강성 친명계 의원들로 구성된 만큼, 이재명 2기 체제는 '선명한 야당'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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