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원인, 과충전 아니다…셀 결함·BMS 문제가 더 커"

정민주 2024. 8. 1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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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완성차업체에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거나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이보다 본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충전율과 화재는 관련이 있지만 지배적인 원인은 아니며, 셀 내부 결함이나 그 결함을 관리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문제가 크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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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제조사나 자동차 업체에서 과충전 방지기술 탑재"
"급속충전이나 높은 기온 및 습도도 결정적 원인 아냐"
"배터리 화재는 분명 징조 있어…모니터링이 핵심"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학과 교수./그래픽=비즈워치

이달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완성차업체에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거나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이보다 본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울러 전기차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더는 확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배터리 전문가인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국내 언론과 만나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오해를 우려했다. 

윤 교수는 성균관대와 삼성SDI가 손잡고 설립하는 배터리공학과를 이끌 배터리 전문가로, 성균에너지과학기술원 차세대배터리 연구소 소장도 역임하고 있다.

과충전이 지배적인 원인은 아냐 

우선 그는 전기차 화재 원인을 '배터리 과충전'으로 단정 짓지 않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충전율과 화재는 관련이 있지만 지배적인 원인은 아니며, 셀 내부 결함이나 그 결함을 관리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문제가 크다는 주장이다.

100% 충전을 경계하는 의견에도 목소리를 냈다. 윤 교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양극의 100% 용량은 g당 275mAh 수준이지만 실제로 사용한 것은 200∼210mAh 정도에 그친다"면서 "이를 100%라고 규정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물론 충전을 이보다 더하면 위험할 수 있지만 이미 몇 가지 방법으로 차단돼 있다"며 "셀 제조사에서도 자체적인 과충전 방지 기술을 갖고 있고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BMS 등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화재 원인에 대해 셀 내부 결함이나 그 결함을 관리하는 BMS 문제로 추정했다. 급속충전이나 높은 기온, 습도는 배터리 화재의 결정적 원인이 아니라고도 언급했다.

이달 1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청라지구의 한 아파트./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그는 이달 1일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화재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도 '셀 내부 결함' 가능성을 거론했다. 

완성차업체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윤 교수는 "배터리는 자동차 엔진만큼 굉장히 중요한 부품"이라면서 "셀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화학 요소, 성분 등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전과 기술력은 회사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회사가 공개되면 대처할 수 있는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BMS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배터리 이상은 분명 징조가 있고, 센서를 통해 이를 감지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자동차회사가 강화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

윤 교수는 "현대차의 경우 E-GMP라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더 진보된 기술을 적용한 게 3년쯤인데 그 사이 비충돌로 인한 화재는 한 건 정도밖에 없다"면서 "그만큼 관리가 굉장히 잘 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번엔 배터리 안전기술 공개…車업계, 전기차 포비아 진압 나섰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사고는 당연히 날 수 있지만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논의 중인 것을 법제화하거나 규정화할 때는 인과 관계를 확인해 봐야 하므로 좀 더 시간을 두고 전문가들이 모여 심도 있게 토의하고 검증한 다음 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주 (minj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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