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저 논란’ 속 김대중 서거 15주기···여야 한 자리 모여 추모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인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추모식에 김홍업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있다. 한수빈 기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은 18일 여야 지도부가 한 자리에 모여 김대중 정신을 기렸다.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이 추모식을 찾았다. 새로운미래는 김 전 대통령 동교동 사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우 의장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은 세계적인 민주주의 인권운동가였고 대한민국을 바꾼 대통령이었으며 국민의 무한한 자부심이었다”며 “민주주의와 민생, 한반도 평화에 새겨진 김대중의 길을 되새긴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갈등과 위기가 중첩되고 나라의 정체성이, 그리고 민주주의·민생·평화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가야될 길은 더욱 또렷해져 가고 있다”며 ‘평화로운 남북관계’, ‘희망이 있는 나라’, ‘정체성이 또렷한 나라’ 등을 언급했다.

한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2024년에 어떤 정치인들보다도 더 지금에 맞는 진영을 초월해 시대정신을 꿰뚫는 혜안을 보여주셨다”며 “(김 전 대통령) 말씀들만 지금 실천하면 분명히 지금보다 훨씬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할 것’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박 직무대행은 “우리는 오늘 김 전 대통령 영전에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오만과 독선의 윤석열 정권 2년 반 만에 민주주의는 무너졌고 민생경제는 파탄 났으며 한반도 평화와 안보는 깨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두 분의 안식을 기원한다. 우리 겨레와 우리 국민을 지켜 주시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이들을 비롯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민주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후보도 자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조화를 보내 추모의 뜻을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도 조화를 보냈다.

동교동계인 전병헌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는 이날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를 찾아 ‘DJ 사저 수호 집회’를 열고 동교동 사저를 국가문화유산으로 등록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15주기라는 사실조차도 망각한 채 바로 이 시간 전당대회를 열고 그들만의 축제와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민주당은 더 이상 김대중 정신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지난달 김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전 민주당 의원이 동교동 사저를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의원은 당시 “거액의 상속세 문제로 세무서의 독촉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작년에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