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가득히' 프랑스 명배우 알랭 들롱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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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미남'으로 불린 프랑스 영화계의 전설 알랭 들롱이 건강 악화로 투병하다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하지만 들롱은 프랑스에 머물기로 결심하면서 그해 이브 알레그레 감독의 '여자가 다가올 때'로 프랑스 영화계에 데뷔했다.
그의 아들 앙토니는 2022년 프랑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들롱이 향후 건강이 더 나빠질 경우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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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미남'으로 불리며 '이클립스' '사무라이' 등 90여 편 출연
여성 편력, 폭력 연루 등 파란만장 개인사
'세기의 미남'으로 불린 프랑스 영화계의 전설 알랭 들롱이 건강 악화로 투병하다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프랑스 AFP통신 등은 들롱이 프랑스 루아레주(州) 두쉬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세 자녀를 인용해 보도했다. 들롱은 2019년 뇌졸중과 심장 수술을 겪은 뒤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들롱은 1935년 11월 8일 프랑스 파리 교외 소(Sceaux)에서 태어나 4세 때 부모의 이혼으로 교도관 가정에 입양됐다. 그는 다른 교도관의 자녀들과 함께 교도소 안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훗날 회고했다. 17세에 프랑스 해군에 입대했다가 1956년 불명예 제대했다. 이후 파리에서 잡일을 하며 지내던 들롱은 배우 장 클로드 브리알리와의 만남을 계기로 칸영화제를 방문, 그곳에서 미국 영화 제작자 데이비드 O. 샐즈닉의 미국 영화 출연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들롱은 프랑스에 머물기로 결심하면서 그해 이브 알레그레 감독의 '여자가 다가올 때'로 프랑스 영화계에 데뷔했다.
경호원 의문사 등 끊임없던 스캔들
들롱은 1960년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에서 신분 상승 욕구에 사로잡힌 가난한 청년 톰 리플리를 연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프렌치 누아르' 전성시대를 열며 프랑스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고, 세대를 뛰어넘는 미남배우의 대명사로 사랑받으며 9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대표작으로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 감독의 '이클립스'(1962), 루치노 비스콘티 감독의 '레오파드'(1963), 장 피에르 멜빌 감독의 '사무라이'(1967), 자크 드레 감독의 '수영장'(1969) 등이 있다. 제작자로 40편을 제작하고 그중 2편은 직접 감독을 맡기도 했다. 프랑스·이탈리아 예술 영화 감독들과 주로 작업한 활동 초기와 달리 1990년대 들어서는 '카사노바의 귀환'(1992) 등 상업 영화에 출연했다. 1990년대 활동이 뜸해지며 2000년 은퇴를 선언했다. 이를 번복하고 2008년 코미디 영화 '아스테릭스: 미션 올림픽 게임'으로 복귀했고, 2017년 다시 은퇴를 선언했다.
배우로서의 성공과 별개로 삶의 족적은 스캔들과 혐오 발언 등으로 평탄하지 않았다. 1968년 그의 경호원 생활을 한 스테반 마르코비치의 사망 사건으로 구설에 휩싸였다. 들롱은 용의 선상에 올랐다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이후에도 온갖 의혹과 억측이 쏟아졌다. 독일 배우 로미 슈나이더 등 여배우들과 끊이지 않는 스캔들로도 유명했던 그는 여러 차례 결혼과 이혼, 동거와 헤어짐을 반복했다. 프랑스 대표 극우 정치인인 장 마리 르펜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적이 있고, 인종차별·여성혐오뿐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발언 및 동성 부부 입양에 반대해 크게 비난받았다. 2019년 칸영화제에서 명예황금종려상을 받을 당시엔 동성 부부의 자녀 입양을 반대한 그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은 이들이 명예황금종려상 취소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세 자녀가 들롱의 유산을 놓고 벌린 법정 분쟁에 휘말린 적도 있다.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후에는 요양 생활을 해 왔다. 그의 아들 앙토니는 2022년 프랑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들롱이 향후 건강이 더 나빠질 경우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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