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위기 돌파가 내 숙명 고객 맞춤형 매장으로 승부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4. 8. 18. 17: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들어서면서 핵심 점포인 분당점이 먼저 휘청였다.

고 대표는 "컨설턴트 출신 특유의 데이터 경영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어내지 않겠냐는 기대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고 대표는 "주변에 다른 곳은 잘되는데, 왜 우리 홍대점만 비어 있을까 생각하니 주 고객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생각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분당 지역의 주 고객인 60·70대에게 맞는 사이즈를 제공해 줄 국내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준 AK플라자 대표
명품 이탈·VIP 감소에 위기
지역 밀착 쇼핑몰로 차별화
홍대점은 '애니덕후' 성지로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들어서면서 핵심 점포인 분당점이 먼저 휘청였다. 명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VIP가 감소하면서 기초 체력이 약해졌을 때 코로나19라는 외부 악재까지 겹쳤다. 유통군(에이케이플라자·수원역사·마포애경타운)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188억원, 134억원 영업손실을 내는 등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고준 AK플라자 대표(51)가 취임하며 맞았던 상황이다.

최근 경기 성남시 서현빌딩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고 대표는 2년8개월 전 수장을 맡게 된 상황을 이처럼 회고했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당시 AK홀딩스 전략담당 전무를 맡으며 그룹 내 '전략통'으로 불리던 그를 구원투수로 발탁했다. 고 대표는 "컨설턴트 출신 특유의 데이터 경영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어내지 않겠냐는 기대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으로 2018년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에 입사해 경영전략을 총괄했다.

고 대표가 생애 첫 대표를 맡게 되면서 착수했던 것은 '우리의 진짜 고객은 누구인지'를 데이터로 분석하는 일이었다. 그의 눈에 먼저 들어온 게 홍대점이었다. 고 대표는 "주변에 다른 곳은 잘되는데, 왜 우리 홍대점만 비어 있을까 생각하니 주 고객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생각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보니 유동인구의 대부분이 VIP가 아니라 즐기러 온 10·20대였다.

이에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5층을 키덜트 전문 특화층으로 강화해 나갔다.

국내 유일 원피스 애니메이션 전문점 '플레이원피스', 중고 피규어 판매점 '리펀샵', 게이머 라이프스타일 전문숍 '슈퍼플레이', 굿즈 랜덤 구매숍 '제일복권샵' 등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는 유명한 가게를 꾸렸다.

애니메이션 굿즈 전문숍인 '애니메이트'도 새로 들여왔다. 4층에 '귀멸의 칼날' '진격의 거인' 등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운영했다.

2019년 340억원이던 점포 매출은 지난해 700억원으로 4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해 홍대점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30% 증가했다. 홍대점은 애니 '덕후'의 성지이자 외국인들의 필수관광 코스가 됐다.

고 대표는 지역 고객의 성격에 맞는 밀착형 매장을 만드는 것이 돌파구라고 생각했다. 명품이 빠져나간 분당점은 올드·베드타운이라는 지역 성격에 맞는 리뉴얼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분당 지역의 주 고객인 60·70대에게 맞는 사이즈를 제공해 줄 국내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고준 대표

△1973년생 △휘문고 △연세대 화학공학과 △KAIST 화학공학 석사 △2001년 베인앤드컴퍼니 입사 △2018년 AK홀딩스 인사팀장 겸 경영개선팀장 △2021년 AK플라자 대표이사

[이효석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