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시설 없는 한증막 지하철역 `50곳`

박동욱 2024. 8. 1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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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경보가 20일 가까이 이어지고 역대 최장 열대야가 계속되는 가운데 냉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지하철역이 역무원과 승객 모두에게 고역이 되고 있다.

18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8호선 275개 역사 중 50곳(18.18%)에는 냉방시설이 없다.

50곳 중 24곳은 2호선 성수역처럼 야외에 있는 '지상 역사'로 냉방시설 설치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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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 전원 코드가 뽑힌 냉풍기 1대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폭염 경보가 20일 가까이 이어지고 역대 최장 열대야가 계속되는 가운데 냉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지하철역이 역무원과 승객 모두에게 고역이 되고 있다.

18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8호선 275개 역사 중 50곳(18.18%)에는 냉방시설이 없다. 50곳 중 24곳은 2호선 성수역처럼 야외에 있는 '지상 역사'로 냉방시설 설치가 불가능하다. 나머지 26곳은 지하 역사로 2호선 아현·충정로역 등 4곳, 3호선 경복궁·남부터미널역 등 18곳, 4호선 서울·신용산역 등 4곳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냉방시설 공사를 하려면 역당 630억 이상이 소요돼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역사 대부분이 만들어진 지 오래돼 설계 당시 고려되지 않았던 냉방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한다.

공사는 승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상 역사에는 고객 대기실, 지하 역사에는 이동식 냉풍기를 놓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승강장의 열기를 식히는 데는 큰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

승객들은 예산 등 현실적인 이유로 냉방시설을 갖추기 어렵다면 냉풍기 수를 늘리거나 있는 기기라도 제대로 작동하게끔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건 승객뿐이 아니다. 지하철역이 일터인 이들은 더 큰 고충을 토로할 수밖에 없다.

한 역무원은 "냉풍기가 승강기 양 끝 쪽에 딱 2대 있는데 그것 가지고는 턱도 없다"며 "너무 덥고 힘들지만 3년마다 근무지가 바뀌어서 다른 역에 갈 날만 기다리며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동욱기자 fufu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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