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잠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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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 지나 처서를 앞뒀는데도 열대야가 이어진다.
맹렬한 여름은 완강해서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온몸이 달아오르는 열대야에 잠조차 말라 버렸다.
마음을 정돈할 수 없을 때, 방충망에 붙은 매미 울음처럼 생각은 온다.
그 소리를 듣다 잠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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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잠의 문고리는 뻑뻑하다
창밖 불빛을 암막 커튼으로 차단하고
누워도 머릿속에 불이 켜진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따라
이리저리 뒤척이는 몸은 끈적거리고
새벽부터 찾아온 매미는
아파트 방충망을 붙잡고 자지러지게 울어 (후략)
- 목필균 '여름밤' 부분
입추 지나 처서를 앞뒀는데도 열대야가 이어진다. 맹렬한 여름은 완강해서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온몸이 달아오르는 열대야에 잠조차 말라 버렸다.
열병에 걸린 밤이 우리를 현실에서 놔주질 않기에 하루는 자꾸 길어진다. 마음을 정돈할 수 없을 때, 방충망에 붙은 매미 울음처럼 생각은 온다. 네가 오늘 잊은 것을 깨닫게 해주겠다는 듯이 녀석은 운다. 아직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었다는 듯이 밤 매미는 운다. 그 소리를 듣다 잠의 문을 연다.
[김유태 문화스포츠부 기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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