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서야 열었는지 궁금해지는 홋카이도의 다 퍼주는 리조트 정체

김혜성 여행플러스 기자(mgs07175@naver.com) 2024. 8. 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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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로로 그랜드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일본 북단에 자리한 홋카이도섬. 눈 축제로 유명한 삿포로 등을 품고 있어 통상 겨울에 더 붐빈다. 홋카이도 여름은 겨울보다 심심한 것이 사실이다.

​단조로운 홋카이도의 여름이 올해 ‘클럽메드 키로로 그랜드 리조트’가 문을 열자 태동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발견한 홋카이도 여름의 참맛을 소개한다.

이미 겨울 객실 점유율 93%인 이 리조트, 여름에 문 연 이유
키로로 그랜드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스키 좀 탄다는 이들에게 키로로 그랜드는 익숙한 이름일 것이다. 삿포로와 오타루 지역 사이 니세코 지역에 있는 이 리조트는 스키 명가(名家)다.

이미 올해 겨울 객실 점유율이 93%까지 오른 적 있을 정도로 인기다. 평균 21m의 적설량과 흩날리는 부드러운 설질이 전 세계 스키어의 마음을 빼앗은 것이다. 겨울 장사만 해도 무방할 정도로 수요가 폭발하는 이 리조트가 올해 처음으로 여름철에 문을 열었다.

키로로 그랜드 내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리조트 안으로 첫발을 딛는 순간. ‘스키 리조트라서 여름 리조트 풍광이 심심하진 않을까’하는 우려는 절로 수그러든다. 천장 위에 걸린 거대한 새 모형과 바닥에 깔린 초록빛 카펫은 마치 홋카이도의 숲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키로로 그랜드 객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실제로 이 리조트는 주변이 산과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 덕에 객실에서는 여름 산의 푸릇한 자태를 조망할 수 있다. 그림 같은 풍경은 비단 객실뿐만 아니라 식당 등 리조트 곳곳에서 이어진다.

객실 유형은 슈페리어·디럭스·스위트로 나뉜다. 가장 작은 슈페리어 객실의 면적이 36㎡(약 11평) 정도로 너른 규모가 특징이다. 보통 타 호텔의 슈페리어급 객실은 30㎡(약 9평)안팎이다. 디럭스 객실 중에는 다다미가 딸린 곳도 있어 일본 고유의 분위기가 물씬 난다.

예약과 동시에 식사부터 체험까지 공짜인 리조트 “어떤데”
키로로 그랜드 뷔페식당 요이치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키로로 그랜드 뷔페식당 요이치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클럽메드 리조트는 숙박 예약과 동시에 식사부터 야외 활동까지 모든 서비스가 딸려 온다. 리조트 내 식당의 일부 메뉴나 체험을 제외하면 모든 게 공짜다. 클럽메드가 ‘올인클루시브(all inclusive)’ 콘셉트에 얼마나 진심을 다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뷔페식당 요이치에서는 4개 구역에서 전 세계 음식을 선보인다. 구역마다 담당 요리사가 있어 접시를 내밀기만 하면 언제든 갓 구운 스테이크 등 따뜻한 음식을 담아준다.

생참치를 다져 밥 위에 올려 먹는 네기토로, 태국의 파파야 샐러드 솜땀, 속이 노랗게 익은 홋카이도 멜론, 풍부한 맛을 자랑하는 홋카이도산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등 특색 있는 음식이 가득하다. 그밖에 야키니쿠나 초밥 등 전문 식당도 세 곳이나 있다.

간식과 늦은 식사 메뉴 역시 무료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클럽메드에서는 식사 때를 놓쳐도 걱정 없다. 미소 라면이나 돈가스 샌드위치 등 늦은 조식과 늦은 점심 전용 메뉴가 있어서 언제든 원할 때 식사할 수 있다. 중간에는 간식 시간도 있어 주류와 간식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키즈클럽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리조트 부대시설은 온천부터 유아 시설까지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키즈클럽은 만 2~3세, 만 4~10세, 만 11세~17세까지 연령별로 나눠 운영한다. 아이들은 G.O의 세심한 지도 아래에 테니스나 골프 등을 즐길 수 있고 부모는 오붓한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말.
온천/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수영장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키로로 그랜드 부대시설 중 가장 인기 있는 건 단연 온천이다. 미네랄이 풍부한 일본 천연 온천수를 사용해 건강이나 피부 미용에도 좋다는 후문이다. 온천욕 전후로 수영장에서 본격적인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좋다.
낮에는 골프 강사 밤에는 쇼꾼
클럽메드 G.O의 비밀
클럽메드에는 G.O가 산악 자전거 주의 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키로로 그랜드 여름철 활동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클럽메드에는 G.O라고 불리는 직원들이 있다. 젠틀 오거나이저(Gentle Organizer)의 약자로 리조트 내 일반 업무부터 다양한 활동의 강사는 물론 심지어 쇼꾼으로도 활동한다.

낮에는 골프 강사였다가 저녁에는 화려한 쇼에 등장하는 엔터테이너로 변신한다. 여름철 키로로 그랜드에서는 산악 보드·골프·하이킹·수영·탁구·테니스 등 다양한 활동을 취향껏 골라 즐길 수 있다.

키로로 그랜드는 유리 산업이 발달한 오타루 지역과 가까워 추가 비용을 내면 유리 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리조트 안에서 지역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주변 지역을 관광하고 싶다면 리조트에서 오타루까지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에 오르면 된다.

네이처 퀘스트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여름철 야외 활동 중 아이들 만족도가 높은 인기 활동은 네이처 퀘스트다. 나침반 보는 법부터 빛 굴절로 불 피우기 등 자연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G.O와 진행한다. 수업에서 만난 G.O가 마음에 들었다면 식사까지 함께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클럽메드의 세심한 서비스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묵고 나면 G.O의 매력에 홀딱 빠지고 만다.

여기에 모든 G.O가 영어에 능해 영어 강사 역할까지 한다. 클럽메드 관계자는 “내 모국어는 프랑스어인데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방학 때마다 가족과 함께 클럽메드에서 시간을 보낸다”며 “영어는 물론 다국어를 할 수 있는 G.O들에게 수영이나 양궁 등을 배우다 보면 아이들 말문이 자연스럽게 트인다”고 말했다.

밤마다 G.O가 직접 꾸린 무대가 펼쳐진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매일 밤 펼쳐지는 쇼는 수준급이다. G.O 중에는 전문 무용수도 있어 돈을 내고 관람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공연이 펼쳐진다. 투숙객들이 G.O의 구령에 따라 자유롭게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개그·춤·서커스·노래 등 공연 내용은 전 세계인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짠다고.
폭포 옆에서 물멍 vs 산꼭대기서 요가
키로로 그랜드 소풍 장소 근처 폭포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볼 수 있는 루피너스 / 사진=마크 르투르느 클럽메드 한국 및 일본 대표
마크 르투르노(Marc Letourneau) 클럽메드 한국 및 일본 대표는 “여름 키로로 그랜드를 잘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호기심을 가지고 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키로로 그랜드에서 수많은 여름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만큼 궁금해하고 잘 즐길 각오를 하고 와야 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산꼭대기에서 요가하는 기분은 어떨지’ ‘폭포 옆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소풍하면 얼마나 좋을지’와 같은 호기심을 품고 오면 이곳을 200% 즐길 수 있다.

키로로 그랜드 근처에서 즐기는 소풍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키로로 그랜드의 여름 활동 양대 산맥은 소풍과 요가다. 소풍의 가장 큰 매력은 위치 자체가 특별하다는 것이다. 리조트에서 개울을 따라 10분 정도 걸으면 푸릇한 숲이 나온다. 이 숲에 있는 작은 폭포가 사진 명소다.

짙은 녹음 아래 돗자리를 깔고 앉으면 홋카이도의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간지럽힌다. 배꼽시계가 울리면 리조트에서 준 도시락을 까먹으면 그만이다. 한편에서 리조트 요리사들이 직접 만들어주는 요리가 이 소풍의 가장 특별한 요소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산꼭대기서 요가를 배울 수 있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다음은 곤돌라를 타고 산꼭대기로 올라가 요가 수업을 듣는 것이다. 요가에 능통한 G.O가 숨 고르는 법부터 동작 하나하나를 알려줘서 초보자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쾌청한 산 공기 덕에 몸을 움직이는 재미가 배로 느껴진다.
루피너스가 피어 있는 사진 명소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산 요가의 또 다른 묘미는 한쪽에서 알록달록한 루피너스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길쭉한 꽃대에 풍성한 꽃잎이 붙어 있어 언뜻 보면 라벤더와 착각할 만큼 생김새가 비슷하다. 키가 큰 루피너스가 줄지어 솟아있는 모습은 홋카이도의 명물인 라벤더밭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멀린(Merlin) 클럽메드 키로로 그랜드 리조트 촌장은 “이곳은 스트레스가 없는 곳이다”며 “객실에 짐을 풂과 동시에 직원들이 당신의 스트레스를 가져가니 편히 쉬기만 하다 오면 된다”고 전했다.

[홋카이도(일본) = 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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