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1조 클럽’ 눈앞 메리츠화재…“기업가치 제고 필수” [한양경제]

이현정기자 2024. 8. 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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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인슈어리포트] 상반기 9천977억원…삼성·DB ‘맹추격’
IFRS17 도입 등 국내 손보사 전반적으로 순이익 개선
적극적인 시장 대응 효과…“견조한 성장세 유지해야”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메리츠타워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누적 실적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메리츠화재의 올해 순이익 규모가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 누적 역대 최대 규모인 9천977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클럽’에 육박하는 실적을 일궜다.

이에 따라 올해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등 경쟁사와 순이익 규모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업가치 제고가 필수적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손보) 5개 중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은 9천9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3% 증가했다. 이는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순이익 규모 중 역대 최대치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에 이어 국내 손보사 중 3위 수준의 순이익 규모를 보였지만 삼성화재(1조3천144억원)와 DB손보(1조1천241원)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현대해상(8천330억원)과 KB손보(5천720억원)는 메리츠화재의 뒤를 이었다.

특히 전기(1분기)와 비교해 2분기 순이익이 증가한 손보사는 메리츠화재가 유일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1분기 4천909억원에서 2분기 5068억원으로 3.2% 증가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2분기 순이익이 611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8% 감소했고, DB손보는 2분기 5천407억원으로 1분기보다 7.3% 줄었다.

메리츠화재의 순이익 증가는 새롭게 적용된 회계제도 ‘IFRS17’ 도입과 맞물려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시장 대응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신규 계약을 통해 얻은 보험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고, 장기보험 손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천500억원 증가했다고 메리츠화재는 설명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IFRS17 도입 이후 격화된 장기보험 출혈 경쟁에 동참하기보다는 적자 상품을 최소화하고, 수익성 있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경쟁 손보사들의 선방도 두드러졌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3천억원을 넘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증가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 실적 증가에 대해 “보험금 예실차 개선과 양호한 투자손익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DB손해보험은 상반기 순이익이 1조1천24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2% 늘었다. DB손해보험은 “운전자보험과 간편보험 등 상품경쟁력을 기반으로 보장성 신계약이 성장함에 따라 CSM(보험계약마진)이 증가했다”라며 “의료파업 등에 따라 장기위험 손해율이 개선됐다”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8천3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7.6% 급증했다고 밝혔다. 반기를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KB손해보험의 상반기 순이익은 5천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늘었다. 역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손보사들이 대체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한 데는 지난해 새 회계제도 IFRS17 도입에 따라 CSM(보험계약마진) 확보를 위한 장기인보험 판매에 집중한 결과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현재 가치로 추산한 값으로 IFRS17이 도입되면서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회계상 CSM은 부채로 인식했다가 계약 기간이 지날수록 일정 비율을 상각해 보험수익으로 반영한다. 보험사들이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에 혈안이 돼 있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순이익 면에서 상위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타 업체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견조한 지표를 바탕으로 하반기까지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손보사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배당 증익 안정성을 담보할 높은 자본여력, 낮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보유한 보험사가 주주환원 정책의 가시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는 올해 실적 공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계획 이행 현황’을 공유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사주 매입·소각률이 15.1%로, 당사 요구수익률인 10%보다 월등히 높다고 메리츠금융은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이현정기자 hyehyunjung@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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