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투한테 더 잘 치는 좌타 포수, 이건 귀하지··· KIA 한준수 지명타자 선발 출격

심진용 기자 2024. 8. 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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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한준수. 연합뉴스



LG 상대 잠실 3연전 스윕을 노리는 KIA가 포수 한준수를 지명타자로 내보낸다. 나성범에게 휴식을 부여하면서 상대 선발인 디트릭 엔스 저격 의미까지 담았다.

한준수는 18일 잠실 LG전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다. 포수로 선발 출장은 이번 시즌 처음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나)성범이가 그동안 쉬지 않고 계속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준수가 또 엔스 볼을 잘 쳤다”면서 “준수가 치는 걸 보면 우투, 좌투를 안 가리고 잘 치는데 우투수보다 좌투수 공을 좀 더 잘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준수는 리그 내 흔치 않은 우투좌타 포수다. 포수 자리에 좌타자를 쓸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감독 입장에선 선택 폭이 넓어진다. 좌타자인데도 좌투에게 약하지 않고, 오히려 우투 상대보다 더 강하기까지 하니 더 매력적이다. 이날까지 한준수는 우투수 상대로 타율 0.299에 OPS 0.785로 이름처럼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런데 좌투 상대로는 준수한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타율 0.390에 OPS가 0.888이다. 이날 LG 선발인 좌완 엔스 상대로도 7타수 3안타를 때렸다.

KIA는 16일에 이어 17일 경기까지 14-4 승리를 거두며 3연전 위닝을 확보했다. KBO 리그 첫 등판때 부진했던 에릭 라우어가 17일엔 5이닝 1실점으로 제 역할을 했다. 4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 97개를 기록했지만, 5회에도 마운드 위에 올라 선발투수 소임을 마쳤다.

KIA 에릭 라우어가 17일 잠실 LG전 5이닝 투구를 마치고 기뻐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이 감독은 5회 라우어를 올린 것을 두고 “고민 안했다. 그만 던지자고 얘기는 했는데 라우어가 1이닝만 꼭 더 던지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래서 투구수 110개를 딱 정했다. 110개 채우면 더 안 던지게 할 거니까 그리 알고 하라고 했는데, 108개로 끊더라”고 말했다. 라우어는 5회 오스틴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공격적인 투구로 공 11개만 던지고 아웃 카운트 3개를 잡아냈다.

이 감독은 “전력 분석 미팅을 할 때도 라우어가 간절함을 보였고, 연구도 엄청 했던 모습이 보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런데 1이닝을 더 던지겠다고 하는 걸 자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라우어는 계속 선발을 해왔던 선수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책임감도 좀 있는게 아닌가 싶다”며 “커리어가 굉장히 좋은 친구고, 본인이 이 리그에 빨리 적응해서 좋은 성적을 내려는 모습이 상당한 선수 같다”고 덧붙였다.

라우어는 지난해까지 샌디에이고, 밀워키 등 메이저리그 2개 팀에서 6시즌을 활약하며 통산 36승(37패)를 기록했다.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2022시즌에는 밀워키 주요 선발로 로테이션을 돌며 평균자책 3.69에 11승(7패)까지 올렸다.

이 감독은 “메이저에서 엄청난 성적을 내고 온 선수이기 때문에 (보완점 같은 건) 제가 말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전력분석팀에서 상대 타자들이 어떤 공을 잘 치고 못 치는지 다 파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미팅만 잘 해서 들어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라우어가 체인지업 구사가 적은 데 대해서는 “(미국에서) 많이 안 던지던 구종을 지금 당장 던지려고는 안하지 않겠느냐”면서도 “다만 왼쪽 투수가 좀 더 성공하기 위해서는 확실히 체인지업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은 전력분석 미팅을 통해서 조금씩 늘려가는 방향이 좋지 않을까 싶다. 체인지업이 있다는 걸 타자들한테 인식을 심어주는 것과 없는 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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