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올려? 말아?” 이달 말 종료 앞둬.. 연장되면 11번째, 과연?
인하율 조정, 추가 연장 등 ‘무게’ 불구,
세수 확보 차원→종료·일부 환원 가능성
“다음 주 유류세 인하 향방 나올 듯”
이달 말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조치가 11번째 연장을 맞이할지, 혹은 종료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물가 안정과 세수 확보 사이에서 난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정부로선 물가 안정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유가 불확실성은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가능성을 높이는 반면, 세수 부족 상황은 인하 조치를 이어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모습입니다.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정책적 필요성과 세수 부족이란 현실적 문제 사이에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촉각이 쏠리고 있습니다.
18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끝나는 유류세 인하 조치(휘발유 20%·경유 30%) 연장 여부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둘러싼 검토가 진행 중으로 알려진 가운데, ‘연장’으로 결론날 경우엔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을 다시 개정해야 합니다. 입법예고 절차에만 2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다음 주내 시행 방향이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이달 말까지 2개월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2021년 11월 유류세 인하 조치를 한시적으로 시행한 이후 이후 2~6개월 단위로 10차례 연장됐습니다. 인하율 축소 이후에도 유가 상승세가 뚜렷해지면서, 이번 조치 연장이 재차 논의선상에 오르는 상황입니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을 조정해 휘발유는 리터(L)당 164원(20%) 인하된 656원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경유는 174원(30%) 내린 407원이 적용됩니다. 원래 세율(1L당 820원·681원)에서 각각 20%와 30%를 인하한 세율을 적용해 왔습니다.
유류세 한시 인하 조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1월 6개월 한도로 처음 시행됐지만 마지막 연장 시점이었던 지난 6월 2개월 추가 연장을 결정하면서 세율 인하 폭을 휘발유 25%에서 20% 그리고 경유는 37%에서 30%로 축소했습니다.
현 상황에선 정부가 인하 조치를 종료하기보다는 인하율 조정이나, 현재 수준에서 추가 연장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속되는 국제 유가 불확실성 때문인데,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향후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큰 점은 현행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돼 중동에서 전운이 짙어지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77.91달러로 전날보다 4.26% 올랐습니다. 이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있었던 작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부터 미국 고용 지표로부터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WTI 선물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단기간 국제 유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감을 더한 셈입니다.
세수 부족이 예상되지만, 유류세 인하를 섣불리 종료했다간 자칫 2%대 물가상승률에 압력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실제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지난달만 해도 석유류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8.4% 올라,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0.32%포인트(p)로, 한 달 전인 지난 6월보다 2배로 커지기도 했습니다.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결국 기름값 상승분만으로도 7월 전체 물가 상승폭(2.6%)의 0.3%p 넘게 끌어올렸단 뜻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그 여파로 7월 기준 휘발유 가격 상승률은 7.9%로 지난 2022년 8월(8.5%)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세를 탔습니다. 경유(10.5%)도 지난해 1월(15.5%) 이후 1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올해 역시 대규모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를 지속하는 데 따른 부담은 정책 당국에 압박을 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초 정부는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이 15조 3,000억 원으로 작년 결산보다 4조 5,000억 원(41.3%) 늘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올해부턴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란 예측을 바탕에 깐 것으로 결국 올해 상반기까지 교통에너지환경세는 5조 3,000억 원 걷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연간 세입 전망의 34.6% 수준에 그쳤습니다. 실적을 기준으로 한 최근 5년 진도율이 평균 50.2%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최종 실적이 당초 전망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법인세 감소 여파로 인해 올해 상반기 누계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조 원가량 줄어, 이같은 총체적인 세수 부족 상황은 결국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거나 일부 환원할 것이란 시각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세수 부족분에 비해선 유류세 인하 조치 환원에 따른 세수 증가분이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지난달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 폭을 일부 환원한 조치로 세수는 월간 1,000억 상당 더 걷는데 그쳤을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물가 부담과 세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결정할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시행령 개정 절차를 감안해, 다음 주쯤 연장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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