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을 대통령으로”…대선 출정식 방불케 한 민주 전당대회
비명 김두관, ‘명팔이’ 논란 정봉주 연단 서자 ‘야유’도
(시사저널=박성의·변문우 기자)
"이재명! 이재명!" "이재명이 미래 대통령!"
18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흡사 '대선 출정식' 같았다.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행사장을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빼곡히 메운 가운데, 이들은 이 후보의 이름이 적힌 피켓과 굿즈(기획상품) 등을 들고 '이재명'을 연호했다. 반면 비명(非이재명)계 후보들을 향해선 '야유'가 이어지며 당내 이 후보의 위세를 실감케 했다.
단상 오른 이재명, '먹사니즘' 공약에 당원 환호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 1만5000석이 모두 매진됐다. 행사장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민주당 팝업스토어인 '블루 페스티벌(Blue Festival)'를 찾은 지지자도 약 1만 명으로 추산했다.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7일 이 후보는 서울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92.43%를 득표하며 사실상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굳어졌다. 이날 전당대회 역시 이 후보가 주연인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이 후보가 후보 연설 연단에 오르자 당원들은 마치 아이돌 스타에 환호하듯 '이재명'을 외쳤다. 압도적 당심을 확인한 이 후보 역시 '당선 이후'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사실상 차기 대선 공약의 청사진을 이날 제시했다.
이 후보는 연설에서 "결국 다 먹고사는 문제다. 멈춰 선 성장을 회복해야 한다"며 이른바 '먹사니즘'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방치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멈춰 서는 성장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와 보편적 기본사회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나라를 지키던 청년이 억울하게 죽어가도 진상을 규명하기는 커녕 오히려 방해하고, 심지어 사건을 조작한다"며 "그 사이 납득할 수 없는 초부자 감세로 국가재정 위기를 초래하고, 재정위기를 핑계 삼아 서민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원들을 향해서는 "우리는 하나다. 작은 차이를 넘어 함께 손잡고, 희망의 대한민국을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자"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의 호소에 당원들은 박수와 큰 환호로 화답했다.
반면 이 후보 경쟁자인 김두관 후보를 향해선 박수와 야유가 동시에 쏟아졌다. 김 후보는 이날 '당원 주권 강화' 흐름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 투표율이 3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산해보면 (30%의 과반인) 16%만 얻으면 당권을 쥘 수 있는 것이 우리 당 당헌"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현재는 월 1000원 이상 당비를 6개월 이상만 내면 권리당원이 된다"며 "당원 연수 등 최소한의 과정을 거치도록 하면 동원의 부작용도 줄이고 의사결정 수준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강성 지지층이 당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지적한 셈인데, 김 후보의 이 같은 메시지에 이 후보 지지자들은 '우'하는 야유로 답했다.
비명 김두관, '명팔이' 정봉주 향해서 야유 이어져
최고위원 후보 8명은 모두 '이재명 체제'를 성공으로 이끌겠다고 나섰다. 누적 득표율 1위를 달리는 김민석 후보가 "김대중을 지켜냈듯이 이재명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한 가운데, 다른 후보들 역시 "누구보다 일찍 이재명을 지지했다"(민형배), "이재명 대표에게 힘이 되는 최고위원"(이언주), "이재명 정부를 만들기 위해 차곡차곡 준비할 사람"(김병주)이라고 내세웠다.
다만 이른바 '명팔이'(이재명 팔이) 발언으로 강성 당원들의 반발을 산 정봉주 후보가 연단에 서자 장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정 후보는 "호가호위하며 권력 놀음하는 극소수 몇몇 인사를 그대로 두면 민주당에 미래가 없고 정권 탈환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꼈다"며 "그래서 (명팔이)문제를 끄집어낸 것"이라고 강조하자 일부 객석에서 야유가 나왔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 14%, 권리당원 투표 56%, 일반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전날 서울을 끝으로 마무리된 지역순회 경선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 89.90%, 김두관 후보 8.69%, 김지수 후보 1.42%로 집계됐다.
최고위원 후보의 누적 득표율을 살펴보면 김민석 후보 18.63%, 김병주 후보14.30%, 정봉주 후보 14.17%, 한준호 후보 13.78%, 전현희 후보 12.75%, 이언주 후보 11.43%, 민형배 후보 9.90%, 강선우 후보 5.05% 순이다.
이날 대의원 온라인투표를 포함한 최종 결과 발표는 오후 6시 이후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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